삼성,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대규모 공채...'삼성 고시' 실시
삼성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공채를 이어가며,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삼성 고시(GSAT)'를 실시했다.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이끌어낸 결과로, 미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청년 고용시장 안정에도 기여하는 행보로 평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삼성 고시" 30주년...미래 인재 선점 나서
삼성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입사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렀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GSAT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삼성은 지난 3월 지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상반기 공채 절차를 본격화했으며, GSAT 이후 5월 면접과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1995년 도입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GSAT는 종합적 사고 능력과 문제 해결 역량을 평가하는 검사다. 이번 시험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스마트폰, 바이오 등 삼성 주요 사업과 연관된 문항도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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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GSAT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으며, 시험 전에는 네트워크 점검을 위한 예비 소집을 진행해 시험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공채 전통 이어가는 삼성...'능력 중심' 채용 강화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래,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공정하고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능력 중심 채용 문화 확산에 앞장서 왔다.
또한 1993년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 도입, 1995년 지원자격에서 학력 제한 폐지 등 성별·학력·국적을 차별하지 않는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아울러 직급 통폐합,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 평가제도 개선 등 조직문화 혁신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악화하는 청년 고용지표 속 '청년 일자리'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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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 고용지표는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청년층 고용률은 44.5%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하락했고, 실업률은 7.5%로 1.0%포인트 상승했다. 학업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상태 청년도 45만5000명으로 5만2000명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는 2019년 말 10만5000여 명에서 작년 말 12만9000여 명으로 23% 늘었다. 경영 불확실성, 내수 부진에도 고용을 오히려 확대한 셈이다.
삼성의 이런 행보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한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당시 "삼성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는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에도 그는 각종 공식 석상에서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젊은 기술 인재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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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청년SW·AI 아카데미' 등 청년 성장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
삼성은 직접 채용에 그치지 않고 청년층 전반의 성장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 사업은 '삼성청년SW·AI 아카데미(SSAFY)'다.
SSAFY는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부산 등 전국 5개 캠퍼스에서 운영되고 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7000명 이상이 이 과정을 수료해 국내외 1700여 개 기업에 취업했다.
삼성은 앞으로도 '인재 제일' 정신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채용을 통해 청년 고용시장 안정과 대한민국 기술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