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이재명 수락 연설 듣고 눈시울 붉혔다"
'보수 논객'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락 연설을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오후 정 전 주필은 자신의SNS에 '이재명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듣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연설에 대한 인상을 자세히 전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는 '타도' 같은 단어가 없었다. '쿠데타'라는 표현은 있었지만, 윤석열이라는 이름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는 자신을 5번 기소한 사람에 대해서도 단 한 마디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뉴스1
또한 "이 후보는 검찰 독재의 희생자였지만, 국민의힘 후보들처럼 상대방을 범죄자라 부르며 경멸적 언어를 쏟아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증오의 언어 없었다...통합 강조한 연설"
정 전 주필은 이 후보의 연설에서 정치적 상대에 대한 증오나 적개심 표현이 없었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수락 연설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 외에는 사람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라는 단어조차 쓰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좋은 사회,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그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며 "나라 사정이 급해 이념과 사상, 진영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고, 통합이라는 단어를 열 차례 넘게 반복했다"고 전했다.
또 "그동안 서서히 우클릭을 시도해온 결과가 이날 연설에서 아예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다"며 "이 후보의 언어는 생각이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매우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채널A '정치시그널'
"이념 아닌 민생 집중"...중도층 확장 시도
이재명 후보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통합'이라는 단어를 14차례나 강조했다. '위기'(9회), '내란'(8회)보다도 더 많았다.
이 후보는 "모든 국민의 후보"를 자처하며 "대통령의 제1과제는 국민통합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23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과 통합의 시대로 가자"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오늘도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더는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며 경제 성장과 민생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도층 공략과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뉴스1
앞서 이 후보는 정 전 주필과의 만남에서도 "대통령이 되면 이념 문제는 아예 미루겠다. 먹고살기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이냐"며 "친일파나 과거사 문제도 모두 덮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지난 23일 오마이TV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은 이념 논쟁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그런 문제들은 가급적 뒤로 미루겠다는 취지"라고 재차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