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인기 하락한 초등교사... 교대 합격선, '내신 7등급'까지 떨어져

젊은 초등교사 60% "기회되면 이직"...교대 인기 하락세 뚜렷


젊은 초등교사들의 이직 의향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민원, 과도한 행정 업무 등으로 근무 부담이 커지면서 직업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학령 인구 감소까지 맞물리며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전국 교육대학의 합격선도 수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은 27일 '2024년 서울교원종단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21년부터 시행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 조사다. 서울 시내 초·중·고교에 재직 중인 4·8·13·23·28년 차 교사 총 2,50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초등교사 이직 의향 가장 높아...8~13년 차 60% 넘어


조사 결과, "향후 기회가 된다면 이직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초등학교 교사가 42.5%로, 중학교(34.8%), 고등학교(34.7%)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초등교사 중에서도 8년 차(62%), 13년 차(60.8%) 교사의 이직 의향이 4년 차(58%)보다 더 강했다. 18년 차 교사 역시 41.4%가 이직 의향을 밝혔다.


또한 4년 차 초등교사의 경우 "정년까지 재직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이 62.1%에 달했다. 이는 같은 연차 중학교(63.3%), 고등학교(61.5%) 교사들이 대체로 "정년까지 재직할 것"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무 부담 항목에서도 초등교사들의 어려움이 두드러졌다. 학부모 상담 부담감 점수는 5점 만점에 4.25점으로, 전체 교사 집단 중 가장 높았다. 행정 업무 부담도 3.86점을 기록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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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합격선 3년 연속 하락...일부 전형 7등급까지 내려가


교직에 대한 불만족은 교육대학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매년 발표하는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는 여전히 교사가 18년 연속 청소년 희망 직업 1위에 꼽히고 있지만, 현실은 달라지고 있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결과, 서울·춘천·광주·청주교대와 한국교원대 등 5개 교육대학의 2025학년도 평균 합격선은 3.61등급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학년도(2.74등급), 2024학년도(3.22등급)보다 지속적으로 하락한 수치다. 일부 특별전형에서는 내신 합격선이 7등급대까지 떨어졌다.


전국 10개 교대의 신입생 미충원 인원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20학년도 8명, 2021학년도 9명, 2022학년도 16명, 2023학년도 22명, 2024학년도 23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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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대 합격선 하락은 매우 뚜렷할 뿐 아니라,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며 "상위권뿐만 아니라 중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도 교직 선호도가 낮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신 합격선이 6~7등급대까지 내려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교사 양성 정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직의 현실...명예도 보람도 보수도 잃었다


교사 이직 의향이 높아지고 교대 합격선이 하락하는 배경에는 현직 교사들의 깊은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


서교연은 "교사의 업무 책임은 늘어나는 반면, 성취감·보람·보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교직이 명예, 성취, 보람, 경제적 보상 어느 하나도 제대로 이룰 수 없는 직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육계에서는 초등학교 교직에 대한 위기의식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교권 회복과 업무 정상화 없이는 교직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