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그날의 참상과 교훈
1995년 4월 28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 네거리에서 발생한 대규모 가스폭발 사고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도시가스 사고로 기록됐다.
당시 대구백화점 상인점 신축 공사를 위한 지반공사 중 도시가스관이 파손되면서 시작된 이 사고는 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유출된 가스는 하수관을 통해 지하철 1호선 제1-2구간 공사장으로 유입됐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인해 오전 7시 52분경 폭발이 일어났다.
이 끔찍한 사고로 인해 시민 101명이 목숨을 잃고 202명이 부상을 입었다.
거리와 건물은 마치 전쟁터처럼 폐허로 변했고, 건물 346개소와 차량 150대, 지하철 공사장 및 주변 시설물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특히 아침 등굣길에 나섰던 영남중 학생들의 희생은 큰 충격을 안겼다.
사망자 중에는 영남중 학생 38명과 담임교사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쌍둥이 형제도 함께 변을 당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15년 당시 20주기 추모식 / 뉴스1
당시 생존한 학생들은 "순식간에 붉은 화염이 덮쳤고, 친구들이 하나둘 쓰러졌다"고 회상하며 그날의 비극을 증언했다. 사고 수습에는 공무원, 소방관, 경찰 등 총 1만5369명의 인력과 중장비가 투입될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사고의 주요 원인은 백화점 신축공사가 규정을 무시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안전 영향 평가 없이 불법 굴착이 이루어졌고, 지하 매설물에 대한 정보 체계도 부재했다. 가스관 파손 후에도 즉각적인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사고 이후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특별안전점검단 상설 운영, 지하 매설물 정비 및 관리를 위한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했다. 또한 가스누출 탐지를 위한 가스감지기 휴대 의무화와 구조장비 보강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의 대책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