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김정은이 "궁궐 같다" 자랑한 평양 53층 아파트... 완공 10년도 안 돼 '붕괴 위기'

김정은이 자랑한 평양 53층 아파트, 10년 만에 붕괴 위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궁궐 같은 살림집"이라고 치켜세운 평양의 53층 아파트가 완공 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인사이트평양 미래 과학자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 뉴스(사진공동취재단)


미래과학자거리의 상징적 건물로 알려진 이 아파트는 외벽 곳곳에 금이 가고 타일이 떨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나선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에서 가장 높은 53층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건물이 무너질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5년 평천구역 미래동에 준공된 이 아파트는 김정은 정권이 과학자들을 위해 지었다고 선전한 대표적 건축물이다.


RFA 보도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외벽 여러 곳에 균열이 발생하고, 시멘트 미장과 타일이 떨어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사이트평양 미래 과학자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 뉴스(사진공동취재단)


일부 주민들은 2014년 평양에서 발생했던 23층 아파트 붕괴 사고를 떠올리며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속도전 건설의 부실공사 우려... 주민들 불안 호소에도 당국은 무대응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평양 중심부에 조성된 주택 지구로, 북한 당국은 이곳을 '최고 수준의 주택 단지'로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김정은은 직접 단지 이름을 짓고 "궁궐 같은 살림집"이라며 자랑했으며, 특히 53층 아파트 꼭대기에 설치된 지구와 위성 모양의 상징탑을 극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RFA에 "2~3년 전부터 타일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돌더니, 최근에는 벽체에 금이 갔다는 주민 제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평양 미래과학자거리 / 뉴스(사진공동취재단)


이 주민은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는데, 외벽이 얼고 녹으면서 벽체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당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재 평양시가 5만 세대 주택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 이미 완공된 건물의 문제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북한의 '속도전' 식 건설 방식을 지목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 역시 전문 건설사가 아닌 군부대가 투입되어 불과 9개월 만에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