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국 땅값 상승세, 서울 강남구와 용인 처인구가 주도
올해 1분기 전국의 땅값이 평균 0.5% 상승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가 1.30%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위를 차지한 지역은 뜻밖에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1.26%)였다.
서울 중심권이 주도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에서 수도권 외곽지역이 이처럼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부지의 모습 / 뉴스1`
지난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분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가는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낮은 0.50%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0.59%, 4분기 0.56%에 이어 상승 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월 기준으로는 2023년 3월 이후 25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기세는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상승률 격차와 용인 처인구의 급부상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지가 상승률은 0.66%, 지방은 0.22%를 기록하며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서울이 0.80%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경기(0.57%)와 부산(0.33%)이 그 뒤를 이었다.
2025년 1분기 전국 지가변동률 / 국토교통부
반면 제주도는 0.21% 하락하며 6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강남구가 1.30%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급 주거지에 대한 수요와 강남권 재건축 이슈, 대규모 개발 계획 등 복합적인 요소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분기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단연 '용인시 처인구'다.
이 지역은 1.26%의 땅값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국 2위에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 한국토지주택공사
처인구는 현재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첨단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지로, 향후 인프라 확대와 고용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지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상승률 3위는 1.16%를 기록한 서울 서초구였다. 전통적인 고급 주거지와 법조타운, 우수한 교통 인프라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구감소지역과 토지거래량 변화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된 89개 시군구의 평균 지가 상승률은 0.18%로, 비대상지역의 0.52%에 비해 0.34%포인트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방 중소도시의 부동산 시장 위축과 수요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지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1분기 전체 토지 거래량은 약 43만 3000 필지(285.8㎢)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다.
분기별 전국 전체토지거래량 / 국토교통부
건축물 부속 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은 약 15만 필지(261.2㎢)로 전년 대비 11.5%, 전 분기 대비 8.8%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순수토지 거래량 105.7% 증가로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였고, 전남도 1.7% 소폭 증가했다. 반면 대구(-32.1%), 제주(-23.7%) 등 대부분 지역은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기 지가 상승률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특정 개발 호재가 미치는 영향, 지방 소멸 위험 지역의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용인 처인구의 급부상은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와 같은 개발 계획이 지역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