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입주 가사도우미' 구한다던 80대 평창동 부잣집 男... "성관계 해주면 1천만원"

"입주 도우미 모집"의 이면...충격적인 제안


서울 평창동의 한 고급 주택에서 '입주 가사도우미'를 모집한다는 구인 공고에 응한 한 40대 싱글맘이, 집주인으로부터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제안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은 몸이 아픈 어머니를 부양하며 홀로 아이까지 키우는 A씨의 제보 내용을 보도했다.


A씨는 생계를 위해 가사도우미 일을 하던 중, 온라인에 게시된 한 구인 공고를 접했다. "고급 주택 제공", "식사 제공", "급여 최상급 드림" 등 후한 조건이 명시된 해당 공고에는 '젊은 여성 가능'이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적혀 있었고, 지원자에게 나이·학력 등을 메시지로 보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인사이트


공고를 올린 이는 80대 남성 B씨로, 자신을 '미국 유학파 교수 출신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지방에 거주 중이던 A씨는 B씨의 요청에 따라 무리하게 서울로 이동해 면접을 보게 됐다.


"고급 주택"은 곰팡이 낀 지하실...3개의 신분증 요구도


A씨가 도착한 곳은 기대와는 정반대의 장소였다. B씨는 A씨를 곰팡이 냄새와 악취가 가득한 지하 공간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도중 그는 A씨에게 학력을 묻더니 느닷없이 여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세 가지 신분증을 모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상식 밖의 요구에 불안함을 느꼈지만, A씨는 생계가 막막했던 상황에서 '급여 최상급'이라는 말을 믿고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인사이트JTBC '사건반장'


그러나 B씨의 언행은 점점 수위가 높아졌다. 초반에는 "결혼한 적 있다", "아내가 있다"고 말하던 그는 곧 말을 바꾸며 "한 번도 결혼한 적 없다", "서울에 건물이 있다", "20대 여성과도 만났었다"고 자랑조의 발언을 쏟아냈다.


"1000만 원 줄 테니 관계 맺자"...피해자는 짐 싸 도망쳐


결정적인 장면은 A씨가 장을 보고 돌아온 뒤 벌어졌다. B씨는 "40대고 아이도 낳았으니 다 알지 않나. 형편도 어렵고 내가 빚도 갚아주겠다"며 "가사도우미는 그만두고, 1000만 원씩 줄 테니 성관계를 해달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노골적인 제안을 했다. 사실상 '돈을 대가로 한 남녀관계'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A씨는 "결혼하고 싶은 거면 나이에 맞는 사람을 찾아라. 자녀가 필요하다면 자녀로서 돕겠다"고 단호히 거절했지만, B씨는 "난 자녀가 필요한 게 아니라 여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충격과 공포를 느낀 A씨는 즉시 짐을 챙겨 B씨의 집을 빠져나왔고, 이후 "제안을 승낙한다면 그때 돌아오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이런 제안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어렵다는 걸 안다"며 "그러나 저처럼 절박한 상황에 놓인 다른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을까 걱정돼 용기 내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제작진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B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그는 "그런 일 없다"며 "가사도우미 중 이상한 사람이 많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