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죽는 게 소원이었다"...故 강지용, 끝내 드러난 절절한 외침
전 축구선수 고(故) 강지용 씨의 생전 발언이 재조명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은퇴 이후 삶의 무게에 짓눌려 "죽음이 소원"이라 고백했던 그의 마지막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미처 보지 못한 선수들의 은퇴 후 삶과 내면의 고통을 조명하게 한다.
JTBC '이혼숙려캠프'
촉망받던 수비수에서 생계 걱정하는 가장으로
강 씨는 2009년 K리그 드래프트에서 포항 스틸러스의 5순위로 지명돼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부산 아이파크, 부천FC 1995, 강원FC, 인천 유나이티드 등 다양한 팀을 거치며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한때 연봉 1억 5000만 원에 달할 만큼 기대를 받았던 촉망받는 수비수였다.
그러나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후 삶은 녹록지 않았다. JTBC 예능 '이혼숙려캠프'에 출연한 그는, 화학물질 제조 공장에서 일하며 월 300만 원대 수입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방송에서 그는 "결혼 후에도 아버지에게 맡겼던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경제적 어려움과 부부 간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JTBC '이혼숙려캠프'
"모든 준비는 돼 있다"...생의 끝자락에서 남겼던 고백
방송 속 강 씨의 발언은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는 "자다가 죽는 게 소원일 만큼 힘들다"고 말하며, "모든 준비는 다 돼 있다"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혼을 결심했지만 세 살배기 딸을 생각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나는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내 의지를 꺾어버리는 환경이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보였고, 그 고백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JTBC '이혼숙려캠프'
한편 강 씨는 지난 22일 세상을 떠났으며, 향년 36세였다. 빈소는 순천향대학병원 천안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상주에는 아내 이다은 씨와 세 살 딸이 이름을 올렸다. 부고는 동료 축구선수 구본상이 SNS를 통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