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한국인 유흥식 추기경을 차기 교황 후보로 지목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에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을 포함시켰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코리에레델라세라(Corriere della Sera)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앞두고 총 12명의 차기 교황 유력 후보를 발표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매체가 선정한 유력 후보에는 피에트로 파롤린, 마테오 주피,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이탈리아),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콩고민주공화국), 블레이즈 쿠피치, 조셉 토빈(미국), 페테르 에르되(헝가리),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스웨덴), 장마르크 아벨린(프랑스),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후안 호세 오멜라(스페인) 추기경이 포함됐다.
이탈리아 출신은 3명이며, 나머지 9명은 외국 출신이다. 특히 아시아계는 타글레 추기경과 한국의 유 추기경 단 2명뿐이다.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인에 포함된 유흥식 추기경(하단 오른쪽에서 두 번째) / 코리에레델라세라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유흥식 추기경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행보
코리에레델레세라는 유 추기경에 대해 "남북한 화해를 모색한 포콜라레 운동(Focolare Movement)의 일원"이라고 소개했다.
또 "1951년 11월 17일 충남 논산 출생. 1979년 로마에서 사제품·교의신학 박사. 대전교구장으로 남북 교류에 힘썼으며 4차례 북한 방문. 2021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2022년 추기경. 평화와 화해의 대화를 모색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유 추기경이 참여한 포콜라레 운동은 '벽난로'라는 뜻을 지닌 운동으로,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렌토에 살던 여대생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이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후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사랑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1943년 창설했다.
루빅이 몇몇 처녀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며 펼친 이 운동은 '마리아 사업회'라는 공식 명칭으로 교황청에 등록됐으며, 국제적인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 성장해 1950년대에 유럽과 북·남미 지역으로 확산됐고, 한국에는 1969년에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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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추기경은 2021년 6월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돼 프란치스코 교황 곁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소탈하고 열린 리더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1년생으로 현재 만 73세인 유 추기경은 다가오는 콘클라베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고 피선거권도 가지고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지난해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받은 반지를 강도에게 빼앗긴 적이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흥식 추기경은 대전교구장 시절부터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으며, 교황청에서도 이러한 그의 행보가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아시아 출신으로서 교황이 된다면 가톨릭교회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 / GettyimagesKorea
한편, 코리에레델라세라는 1876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창간해 현재 가장 많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로, 로마의 레푸블리카(la Repubblica), 토리노의 스탐파(La Stampa)와 더불어 이탈리아 3대 신문으로 꼽힌다.
교황청 내부에 탄탄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어 전 세계 가톨릭계에서도 주목하는 언론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