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봉천동 아파트 방화범 부검하기로... 화염방사기 정체는?

서울 관악구 아파트 방화 사건, 60대 남성 부검 및 합동감식 진행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발생한 아파트 방화 사건의 용의자인 60대 남성 A 씨에 대한 부검이 22일 실시된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의 시신을 부검하여 내부 장기 손상 정도를 바탕으로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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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아파트 4층 복도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되었으며, 그가 방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아니면 방화 과정에서 몸에 불이 붙어 사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불은 전날 오전 8시 17분경 아파트 401호와 404호에서 시작되어 오전 9시 54분에 완전히 진화됐다.


경찰은 A 씨가 작년 말까지 불이 난 집 아래층인 3층에 거주하며 위층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던 점을 들어 앙심을 품고 방화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 씨 가족과 이웃 주민 등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계획이다.


인사이트21일 오전 8시 17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21층 규모 아파트에서 불이 나고 있다. (독자 제공) 2025.4.21/뉴스1


A 씨는 자신의 집 인근 빌라에 "엄마 미안하다", "(딸에게) 할머니를 잘 모셔라"라는 내용의 유서와 함께 병원비에 보태라며 현금 약 5만 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해 A 씨가 농약살포기로 화염을 방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범행 도구가 '세차건'으로 불리는 고압분사기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 범행 도구는 불에 타 잔해가 거의 없는 상태다.


또한, 경찰은 A 씨의 범행 도구 및 기름 구매 과정을 추적 중이며,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A 씨가 사용한 이륜차 뒷좌석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기름통이 발견됐다. 


이번 화재로 인해 A 씨가 숨졌고, 4층에서 추락한 70~80대 여성 두 명이 전신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한 낙상 및 연기 흡입 등으로 경상을 입은 네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단순 연기 흡입으로 현장 조치를 받은 인원은 일곱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