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면전서 '尹 과거 발언' 되돌려준 '국회 투입' 특전사 간부

계엄 당시 국회 투입 특전대대장의 증언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김형기 육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했던 바로 그 발언이었다.


인사이트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4.21 / 뉴스1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김 대대장은 증인신문을 마치기 전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제가 마흔셋인데 군 생활을 23년 했다. 하면서 안 바뀌는 게 '국가,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조직에 충성하고, 조직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화제가 됐던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떠오르게 했다.


인사이트김형기 특전사 1특전대대장 / MBC


윤 전 대통령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을 수사할 당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윗선의 부당한 수사 지휘가 있었다는 폭로성 주장을 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수원지검 여수지청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충성하는 것이냐'라는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문구는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캐치 프레이즈'처럼 여겨져 왔다.


윤 전 대통령은 김 대대장이 이 문구를 말할 때 줄곧 눈을 감은 채로 있다가 발언이 마무리될 때쯤 김 대대장을 응시했다.


국회 나서는 무장 계엄군 / 뉴스1국회 나서는 무장 계엄군 / 뉴스1


尹 측 변호인 '국회 질서유지' 질문에는 "질서유지에 총 왜 가져가나"


지난 14일 검찰의 주심문에서 김 대대장은 계엄 당시 직속상관인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담을 넘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정당한 지시인지에 대한 판단과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자신이 하달 받은 임무를 부하들에게 내려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날 김 대대장은 "누군가는 저에게 항명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저희 조직은 철저하게 상명하복을 기본으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상급자 명령에 복종하는 건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는 임무를 부여했을 때 국한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12월 4일 받은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겠나. 저는 조직에 충성하겠다. 저를 차라리 항명죄로 처벌해 달라"며 "제 부하들은 아무것도 안 했고 그 덕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뉴스1


이날 김 대대장은 앞서 이뤄진 윤 전 대통령 측의 반대 신문 과정에서도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측 위현석 변호사가 "국회에 가서 질서유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나"라고 묻자 "질서유지는 군의 임무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제어를 못 하면 군이 들어가는 게 비상계엄 아니냐"라는 질문에는 "질서를 유지하는 데 총을 왜 가져가냐"라고 답해 방청석에서 웃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국회에 일반 시민이 동의 없이 들어오는 건 잘못된 것으로 아는데, 그런 점은 인식하지 못했느냐"라는 말에는 "들어올 만하니까 들어왔겠죠"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