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 결핍, 남성 발기부전과 성기능 저하 유발
비타민 D는 면역력과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D 결핍이 남성의 발기력을 떨어뜨려 부부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뉴스 메디컬(News Medical)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연구진은 비타민 D 결핍이 발기부전(erectile dysfunction)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성욕 촉진 약물의 효과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비타민 D 결핍 진단을 받은 남성들의 음경 내 해면체(corpora cavernosa) 조직의 기능이 저하돼 있음을 발견했다.
해면체는 발기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조직으로, 이들 남성은 일반인에 비해 혈중 SLPI라는 단백질의 수치도 낮았다. SLPI는 성기 조직 손상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약리학 학술지(British Journal of Pharmacology)'에 발표됐으며, 비타민 D 보충이 발기부전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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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D는 체내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 중요한 영양소로, 햇빛에 노출될 때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하지만 겨울철 햇빛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체내 합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며, 연어, 고등어, 달걀 등 식품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비타민 D 결핍이 있는 12명의 해면체 조직 샘플을 채취해 전기 탐침으로 신경 반응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가장 낮은 사람들의 조직이 가장 약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다른 실험에서 비타민 D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식단을 쥐에게 제공하고,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Viagra)에 대한 반응도 확인했다. 그 결과 비타민 D 결핍 쥐는 비아그라에 대한 반응이 현저히 낮았다.
논문 공동저자인 미겔 올리벤시아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비타민 D 결핍이 발기부전의 1차 치료에 대한 반응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타민 D 결핍과 발기부전이 함께 있는 환자에게 비타민 D를 보충하면 성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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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D 결핍은 일반적으로 혈중 농도 25ng/mL 이하로 정의되며, 과체중이나 당뇨 등 염증성 질환 보유자나 햇빛 부족한 생활 환경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다.
특히 피부색이 짙은 사람은 자외선에 의한 합성이 원활하지 않아 결핍 위험이 더 높다.
현대인들에게 햇빛 부족으로 인한 비타민 D 결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충제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게 과다 복용할 경우 오히려 칼슘 과다 축적으로 인해 뼈가 약해지고 신장 및 심장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