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다시 태어나면 바퀴벌레 vs 車 바퀴"... MZ 세대 관심 필요한 국힘의 경선 토론회 질문 수준

MZ세대 겨냥 무리수 질문 오간 국힘 대선 경선 토론회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아싸(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는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회에서 후보자들의 순발력과 결단력을 검증하기 위해 준비한 '밸런스 게임'을 진행했다.


밸런스 게임은 질문자가 한 가지 질문에 선뜻 고르기 어려운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고, 답변자는 꼭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게임이다.


해당 게임의 진행을 맡은 남하경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회 대변인은 연습 질문으로 "다음 중 하나만 골라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바퀴벌레로 태어나기'와 '자동차 바퀴로 태어나기'를 제시했다.


인사이트이철우(왼쪽부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후보는 '바퀴벌레'를 택했다. 그는 "(사물보다는)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홍준표 후보는 팻말의 모서리가 정면을 향하도록 들었다. 둘 다 선택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남 대변인이 "하나로 바꿀 생각 없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둘 다 싫다"며 거절했다.


바퀴벌레가 되기를 선택한 나경원 후보는 이유를 묻자 "나는 별로 답변하고 싶지 않다"며 회피했다.


연습 질문부터 두 후보가 답변을 거절하자 남 대변인은 본 게임 때는 꼭 한 가지 답변을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질문은 '둘 중 한 사람을 반드시 변호사로 선임해야 된다면? 1번 검사 사칭범, 2번 입시비리범'이었다.


인사이트이철우 후보 / 뉴스1


해당 질문에 대해 이철우 후보는 "1번은 이재명을, 2번은 조국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둘 다 필요없지만 한 사람 감방 가 있으니까 변호사로 쓸 수가 없다"라고 했다.


한 후보도 "2번이신 분은 이미 안에 계신다. 그분이 변호를 하실 순 없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또다시 "이것도 둘 다 하기 싫다"고 했다.


나 후보는 "검사사칭범은 사람 속이는 건 아주 능한 것 같다"며 "이재명에게 한마디 한다. 성장 얘기할 거면 반도체특별법 통과시키라고. 민노총 눈치 보느라고 아무것도 못하면서 무슨 성장인가"라고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둘 중 무엇을 먼저 하고 싶은가? 1번 민생 물가 챙기기, 2번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기'였다.


이에 홍 후보, 이 후보, 한동훈 후보, 나경원 후보 전부 '민생 물가 챙기기'를 제쳐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기'를 선택했다.


나 후보는 "대한민국 경제는 외교와 직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먼저 만나는 것이 민생 물가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고 했으며, 한 후보 역시 "목표는 '민생물가 챙기기'이고, 이를 위해 트러픔 대통령을 만나해결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게 한미 현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흔드는 국제질서를 어떻게 우리에게 유리하게 가져올 것인가가 가장 시급한 알파이고 오메가"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에 참여하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데려오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까지 데려와서 '경주 빅딜'을 만들면 후손들에게 통일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만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두 조로 나눈 토론회 각각에서 후보자들의 MBTI를 묻기도 했다.


인사이트뉴스1


전날 A조 토론회 때 'ENFJ(정의로운 해결사)'인 양향자 후보를 제외한 김문수, 안철수, 유정복 후보가 'ENTJ(대담한 통솔자)'로 자신을 소개했다. 


과반의 후보가 대표적인 리더 유형으로 알려진 'ENTJ'를 주장하자 사회자는 "검사 제대로 하신 거냐. 공정하게 하신 거 맞나"라고 되물었다.


B조 토론회에서는 한동훈 후보만 'ENTJ'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ESFJ(사교적인 외교관)', 나 후보는 'ENFJ', 홍 후보는 'ESTJ(엄격한 관리자)'라고 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8명은 공통적으로 외향적이고(E), 계획적인(J) 유형으로 밝혀졌다.


인사이트뉴스1


각 조의 토론회에서 공약 등과 무관한 밸런스 게임, 성격 유형 관련 질문 등이 이어지자 안 후보는 토론회 직후 "다른 일반 토론회처럼 했다면 좀 더 심도 있게 정책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1일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최소한 (국민의힘이) 경선할 때 후보들이 나와서 국민들 앞에 진심 어리게 무릎 꿇고 사죄라고 할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나와서 (나눈) 질문들 한 번 보시라. 다시 태어난다면 자동차 바퀴가 될 거냐, 바퀴벌레가 될 거냐. 이게 왜 나오냐"고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