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나만의 관식"... 해외 유부녀들 사이에서 '밈'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관식이병'

'관식이병' 열풍, 국내 넘어 해외까지 확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남자 주인공 양관식(배우 박보검/박해준)에 열광하는 이른바 '관식이병' 현상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Instagram 'netflixkr'Instagram 'netflixkr'


단순한 팬심을 넘어 '양관식 같은 사람과의 사랑'을 현실에 대입하며 감정이입하는 현상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에는 '관식이병', 'My Own Gwansik'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극 중 양관식은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어부의 아들로, 어린 시절부터 오애순을 향한 일편단심 사랑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무뚝뚝하지만 묵묵히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애순에게만은 사랑을 끊임없이 표현하는 등 평생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모습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현실엔 없는 유니콘(판타지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Instagram 'netflixkr'Instagram 'netflixkr'


글로벌 현상으로 자리잡은 '나만의 관식이' 찾기


'폭싹 속았수다'가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 비영어권 시리즈 톱10에 오르며 '관식이병'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해외 팬들은 자신만의 '양관식'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NS에는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요리를 해주거나 선물을 준비해주는 장면, 무심한 듯 챙겨주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He is my own Gwansik(그는 나만의 관식이)"라는 문구와 함께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영상들에는 5년 사귄 남자친구가 신발 끈을 묶어주거나, 생선을 발라주고, 과일을 깎아주는 모습, 남편이 문을 열어주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일부 영상은 '좋아요' 29만 개를 넘길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 외국인은 본인의 SNS에 "우리 아버지는 어머니의 관식이"라며 부모의 다정한 일상을 담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해외 누리꾼들은 관식이 캐릭터를 '그린 플래그(Green Flag)'라 부르며 유니콘처럼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인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린 플래그'를 넘어 '그린 포레스트(Green Forest)', '아마존 수준이다' 등의 반응도 등장하며 글로벌 밈으로 소비되고 있다.


인사이트틱톡 캡처


현실과 이상 사이, '관식이병'의 사회적 의미


이 같은 '관식이병'은 연애 중인 국내 이삼십대 여성, 특히 기혼 여성들을 중심으로 퍼졌다.


"남편이 평소 해주던 행동이 갑자기 관식이처럼 느껴진다", "관식이 보다가 눈물 났다. 남편한테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댓글들이 대표적이다.


반면 연인이나 남편이 없는 이들은 "관식이 같은 사람 없으면 결혼 못 하겠다", "눈높이만 더 올라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양관식과 정반대 성향의 가부장적 남성 캐릭터인 학씨 아저씨(배우 최대훈)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틱톡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친구가 자꾸 자기 남친을 관식이라고 해서 듣기 힘들다"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 아빠가 자기가 양관식인 줄 안다. 당신은 학씨 아저씨입니다"라고 적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나 영화의 특정 캐릭터에 감정적으로 빠지는 '○○이병'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디즈니 '주토피아'의 닉&주디 커플은 '친구 같은 연인'으로, '엘리멘탈'의 웨이드는 '눈물을 숨기지 않는 따뜻한 남자'로 인기를 끌었다.


이들 캐릭터는 모두 현실에서 충족되기 어려운 감정적 안정, 헌신, 공감 등을 대표하며 시대가 원하는 '감정형 이상형'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