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산사태' 2시간 30분 전 미리 예측... 대피 골든타임 확보하는 기술 개발한 국내 연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사태 예측 기술 개발


최근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초대형 산불에 산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불로 인해 산림이 소실되면 죽은 나무의 뿌리가 부패하면서 토양을 붙잡아주는 점착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는 토양의 지지력을 약화시켜 작은 충격이나 강우에도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불의 높은 열은 토양 표면을 딱딱하게 만들어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게 하고, 지표면으로 빠르게 흘러 내려가면서 흙을 쓸고 내려가 산사태 위험을 높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연구진이 기상 정보와 지질 데이터를 조합해 산사태 발생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10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극한 강우 이후 산사태 발생 위험을 2시간 30분 이내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산사태와 토석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토석류는 산지의 흙과 바위 파편 등이 빗물에 섞여 급격하게 하류로 흘러내리면서 발생하는 자연재해로, 인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물리 기반 산사태 예측 모델 개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상청의 초단기 예보 자료인 국지예보모델(LDAPS)을 바탕으로 1차원부터 3차원까지 연동되는 물리 기반 산사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대형 산불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사태와 토석류 위험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주민 대피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인사이트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산사태 모니터링 시스템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이 실제 2023년 경북 예천과 경주 불국사 인근 토함산에서 발생한 실제 산사태 사례를 대상으로 모델링을 한 뒤 인공위성 영상·항공사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산사태 피해 지역 예측 정확도가 85%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토석류에 대해서도 토석류 전이 위험 지역을 예측하는 2차원 토석류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산림지역 토양 특성과 나무, 암석 등의 이동까지 반영해 위험 반경 해석 정확성을 90% 이상으로 높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인사이트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이 산사태-토석류 현장조사를 하는 모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민석 지질연 산사태연구센터장은 "최근 발생한 영남권 대형 산불 피해 지역에 이 기술을 적용해 산사태-토석류 위험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며 "정확하고 효과적인 산사태 대응 기술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 개발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에 대응하는 중요한 진전으로, 산불 피해 지역의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