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직업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 어머니 직업이 더 큰 영향
부모의 직업이 자녀 사교육비 지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맞벌이 여부보다는 부모의 직업군에 따라 사교육비 격차가 발생하며,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직업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3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가구 경제 및 부모 노동시장 특성별 자녀 사교육 격차와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가 전문관리직일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버지가 전문관리직인 경우 월 64만2000원, 어머니가 전문관리직인 경우 월 64만4000원을 자녀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반면 생산직 부모의 경우 아버지는 월 43만9000원, 어머니는 월 39만4000원으로 가장 낮은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어머니 직업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가 더 뚜렷
주목할 점은 부모 직종 간 사교육비 차이가 아버지보다 어머니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2023년 기준으로 생산직 아버지와 다른 직종 아버지 간의 사교육비 차이는 서비스직과는 월 8만2000원, 사무직과는 월 13만4000원, 전문관리직과는 월 20만3000원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생산직 어머니와 다른 직종 어머니 간의 차이는 더욱 컸다. 서비스직 어머니와는 월 11만6000원, 사무직 어머니와는 월 18만원, 전문관리직 어머니와는 월 25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어머니의 직업적 지위가 자녀 교육 투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부모 모두 임시·일용직 임금근로자일 때 자녀 1인당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가장 낮았다.
2023년 기준 아버지가 임시·일용직일 경우 월 32만4000원, 어머니가 임시·일용직일 경우 월 47만9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가구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도 뚜렷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취학 자녀를 둔 가구의 70.5%가 사교육비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9년 38만4000원에서 2023년 55만1000원으로 약 43.5% 상승했다.
가구의 소득 및 자산 분위가 높을수록 사교육 지출액도 높아졌는데, 자산보다 소득에 따른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2022년 가구 소득 분위별로 보면, 초등학생의 경우 저소득층과 중소득층 간 월 12만원, 중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월 14만5000원의 격차가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등학생의 경우 그 격차가 더 커져 저소득층과 중소득층 간 월 14만2000원, 중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월 19만8000원의 차이를 보였다.
사교육비 격차는 사교육 유형의 차이에서도 발생했다. 고소득층은 비용이 높은 '학원'과 '과외' 이용 비중이 84.1%로, 저소득층(74.1%)보다 높았다.
한국노동연구원 전정은 연구원은 "사교육은 자녀의 미래 노동시장 성과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투자이기 때문에, 가구의 경제적 배경이나 부모의 노동시장 특성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은 사회 내 세대 간 이동성 정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녀의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는 부모의 근로소득, 종사상 지위, 직종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사교육비 차이는 맞벌이 여부보다 부모의 노동시장 참여 특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