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배고픈 상어들, 동해로 몰려드는 중... 뱃속엔 뜻밖의 먹이 가득

동해에서 청상아리 등 상어 출몰 급증


올해도 어김없이 '그 녀석'이 돌아왔다. 바로 사람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포악한 성격으로 알려진 청상아리다.


무려 길이 3m가 넘는 청상아리는 지난 8일, 경북 울진 백석항에서 약 5.5km 떨어진 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그물에 걸려 포착됐다. 비교적 육지와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된 만큼, 놀라움은 더 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진짜 놀라운 건 이 한 마리가 아니다. 상어 출몰 자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동해에 포악 상어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을 단독 보도했다.


상어 뱃속에서 발견된 아열대성 어종들


국립수산과학원에 통계를 보면 2022년까지만 해도 동해에서 어선 그물에 걸려 잡힌 상어는 연간 15마리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무려 44마리.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3대 포악 상어'로 불리는 청상아리, 백상아리, 청새리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2022년에는 전체 상어 중 이들 포악종이 53.3%였던 데 반해, 2023년에는 63.6%까지 상승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답은 상어의 '뱃속'에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해 동해에서 잡힌 상어 28마리를 직접 해부해 위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청새리 상어의 위에서는 '부시리' 유전자가 41%, '민달고기' 유전자가 25% 검출됐다. 이 두 어종은 모두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청상아리의 경우도 비슷했다. 위 내용물 중 황어 유전자가 58%, 민달고기 유전자가 26%나 됐다.


이선길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난류성 어종들이 동해로 북상하고 있고, 이를 따라 상어들도 연안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다 온도 증가가 원인...보고만 있으면 안되는 이유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지난해 동해 표층 수온은 평년보다 1.7도 높은 18.84도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따뜻해진 바다가 상어를 부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고수온 현상이 계속된다면, 포악한 상어들의 출몰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외에도 고수온 현상은 해양 생태계와 어업을 위협한다. 고온에 민감한 넙치·전복 등 양식 생물이 집단 폐사하고, 물고기들이 서식지를 옮기며 기존 어장이 붕괴될 수 있다.


또한 수온 상승으로 산소 농도는 낮아지고, 적조·녹조 등 유해 조류가 번식해 수질이 악화되기도 한다.

해수로 기계를 식히는 해안가 발전소와 공장도 효율이 떨어지고, 설비 고장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