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로 일본 여행 수요 급감, 황금연휴 예약 45% 감소
엔화 환율이 1,000원대를 돌파하면서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일 교원투어에 따르면 올해 5월 초 황금연휴(5월 1~6일) 출발 기준 일본 여행 예약량은 전년 대비 4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여행의 예약 순위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베트남, 유럽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일본은 올해 5위로 밀려났다.
올해 황금연휴 여행지 예약 순위는 베트남(18.7%), 유럽(17.2%), 태국(14.4%), 중국(11.7%), 일본(9.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는 베트남(24.4%), 유럽(15.5%), 일본(13.1%), 태국(12.2%), 필리핀(5.7%)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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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종료와 관광세 인상으로 여행 부담 가중
지난 2년간 850원~910원대를 유지하며 약세를 보였던 엔화는 일본 여행 호황기를 이끌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인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일본 여행을 즐길 수 있었고,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약 882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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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지난 2월 970원대까지 상승했던 엔화는 4일에는 마침내 1,000원대를 돌파했다.
9일 1,025원대까지 올라갔던 원·엔화 환율은 11일 오후 2시 기준 1,008원으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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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통계월보에 따르면 이미 올해 2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방문객 수는 81만 5231명으로 전월(93만 5815명) 대비 12.9% 감소했다. 이는 엔화 강세가 여행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일본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따른 지역 피해를 줄이고자 각종 관광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여행객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입국세를 현행 1,000엔(한화 약 1만 원)에서 5000엔(한화 약 5만 원)으로 5배 인상하고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숙박세를 새롭게 도입하거나 기존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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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엔화 강세와 관광세 인상이 지속된다면, 한때 한국인의 해외여행 1순위로 자리 잡았던 일본 여행 시장은 당분간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업계는 이에 대응해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과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며 수요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환율과 세금 인상이라는 구조적 요인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