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위성이 포착한 경북 산불 피해 현장, 80km 이상 검게 변한 산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소'가 8일(현지시간) 지구관측위성 랜드샛9호가 촬영한 경북 산불 피해 지역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이 위성사진은 지난 4일 촬영된 것으로, 경북 의성에서 영덕까지 약 80km 이상의 산림이 불에 타 검게 변한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NASA earth observatory
공개된 사진은 단파장 적외선, 근적외선, 가시광선 파장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한 것이다. 불에 타지 않은 지역(녹색)과 불에 탄 지역(갈색)을 명확히 대비하기 위해 색상을 임의로 입혔다.
위성 이미지에서는 산불이 시작된 경북 의성부터 안동, 영덕 바닷가 마을까지 산림이 검은 모양으로 불탄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역대 최악의 산불, 서울 면적 80%에 달하는 피해 규모
의성 산불은 지난달 21일 시작돼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 산불은 나흘 만에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확산됐고, 28일 약한 비가 내릴 때까지 계속 번졌다.
약 8일 만에 주불을 진화했지만 서울 면적의 80%에 해당하는 4만 8000ha의 산림이 불타고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후였다.
NASA earth observatory
피해 규모는 실로 막대했다. 주택 전소 3669채, 반소 249채, 부분 소실이 285채로 총 4203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은 3368명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축산업 분야에서는 농작물 3862㏊, 시설하우스 689동, 농기계 8249대가 소실됐다.
경북도는 산불 피해 신고액을 1조4300억원으로 잠정 집계했으며, 이에 따른 복구비는 2조7868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신고 피해액과 복구비 추산액은 시군이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에 입력한 신고 규모를 기반으로 하며, 중앙부처는 이를 토대로 합동조사를 벌여 최종 피해액과 복구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이동식 발사대(MLP)가 롤백된 후 랜드샛 9 위성을 탑재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아틀라스 V 로켓 / GettyimagesKorea
랜드샛9호, 지구 관측의 눈
이번 산불 피해 지역을 촬영한 랜드샛9호는 2021년 발사된 위성으로, 고도 700㎞의 극궤도를 돌면서 8일 주기로 지구의 동일한 지역을 재방문해 해상도 30m의 정밀도로 관측할 수 있다.
극궤도는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따라 도는 궤도로, 지구 전체를 주기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랜드샛 위성의 주된 임무는 산림, 농작지, 도시, 해안선 등 지구 표면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
1972년 시작된 미국 정부의 장기적인 지구 관측 프로젝트로, 50년 이상 지구의 변화를 기록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