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고령 운전자, 돌발 상황 반응 'O.OO초' 느려... 사고 많이 나는 이유 있었다

고령 운전자, 돌발 상황에서 반응 시간 최대 1초 이상 느려


선행 차량 급정지 등의 돌발 상황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반응시간이 비고령자보다 최대 1초 이상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고령·비고령 운전자 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시내 도로 주행 시뮬레이션 시험 결과 앞서가는 차량이 급정거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비고령 운전자는 3.09초가 걸렸으나 고령자는 3.56초가 소요돼 0.47초 늦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주차 차량으로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 횡단보도에 갑자기 어린이가 나타났을 때는 고령자(2.28초)가 비고령자(1.20초)보다 1.08초나 늦게 반응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통상 시속 50㎞로 주행하는 차량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1초 늦게 밟으면 약 14m를 더 가게 된다. 이는 교통사고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고령 운전자도 인식하는 사고 위험성


고령 운전자들도 자신이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고령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82명(60.7%)이 비고령자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판단력이나 반응속도 저하'를 꼽은 응답(174명·95.6%)이 가장 많았고, '시력 저하'(132명·72.5%), '운동신경 저하'(120명·65.9%), '지속적인 약물 복용 경험'(18명·9.9%) 등이 뒤를 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이 있는 고령자용 보조 차량 도입'(188명·62.7%)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는 고령 운전자들이 기술적 지원을 통한 안전 운전 환경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3년 1월 시행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고령 운전자 차량에 대한 비상자동제동장치 설치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차량 센서가 전후방의 차량이나 장애물을 인식해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을 경우 엔진 출력을 억제함으로써 급가속을 막는 장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령 운전자가 많은 일본의 경우 비상자동제동장치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함께 설치된 차량의 인증·보급을 장려하는 추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고령자 보호를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의 제조 확대 방안 마련, 차 안전기술(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과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 강화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