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사고 지나치지 못하고 수습 돕던 60대 가장... 운전자 구하려다 뒤따라오던 차에 '참변' (영상)

일면식 없는 운전자 사고 수습하다... 60대 가장의 안타까운 마지막 순간


지난달 강원 영월에서는 교통사고 수습을 돕던 60대 남성이 2차 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숨진 남성은 사고를 외면하지 않고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지난 9일 JTBC는 지난달 11일 오후 8시 20분께 강원 영월군 남면 각한터널 인근에서 난 사고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인사이트JTBC


이날 사고는 2차 사고로 이어지면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경찰은 1·2차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30대 여성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당시 변을 당한 60대 정재연 씨는 새로 다닐 회사 면접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캄캄한 도로 갓길에 차량 2대가 부딪혀 있는 것을 목격한 그는 승용차 앞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외면할 수 없어 갓길에 차를 세웠다.


정씨는 불이 나는 승용차로 곧장 뛰어갔다. 1급 소방안전관리사였던 그는 소화기를 넘겨받아 불을 끄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화기 한 개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허겁지겁 차에 두고 온 휴대전화를 들고 돌아가며 다급하게 119에 전화를 걸었다.


인사이트강원도소방본부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을 위한 선행


정씨는 119 상황실에 "여기 사고가 났다. 사람이 다쳐서 119구급차가 좀 와야 되겠다. 각한터널 그리고 차에 불이 났다"라고 사고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통화 중 정 씨의 목소리가 갑자기 끊어졌다.


정씨는 상황실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괜찮으세요?"라는 누군가의 말이 들릴 뿐이었다.


경찰은 사고 상황을 미리 알지 못하고 달려오던 SUV가 정씨를 그대로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승용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60대 운전자와 정씨는 결국 숨졌다.


네이버 TV 'JTBC뉴스'


정씨의 아들에 따르면 정씨는 평소 양로원으로 봉사를 다니는 등 남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정씨의 아들은 "어렸을 때도 그냥 도로 같은 데 가다가 고장 난 차량이 있으면 그래도 차 세우셔서 도와주고 신고하고 이러고서 항상 이동하고, 가족여행 가다가도 그러셨다"며 아버지의 모습을 회상했다.


인사이트JTBC


이번 사고는 타인을 돕기 위한 선행이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진 안타까운 사례로, 도로 위 2차 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은 도로에서 사고를 목격했을 때는 우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후 119나 112에 신고하고, 야간에는 특히 후속 차량에 잘 보일 수 있도록 비상등이나 삼각대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