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자택 도난 사건, 연예인 집 공개 예능의 위험성 재조명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을 통해 공개한 55억 원 저택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 도난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사건으로 연예인들의 집 공개 예능 프로그램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
박나래는 2021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단독주택을 55억 원에 매입했으며,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자신의 집에서 마당 꾸미기, 노천탕, 워터파크, 김장, 집밥, 나래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다만 집이 방송에 공개된 이후 불특정 다수의 자택 방문이 이어지면서 무단 침입으로 인한 고통을 여러 차례 호소한 바 있다.
지난 8일, 박나래는 MBC 표준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 출연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박나래 측은 "최근 집 도난 사고가 일어났고, 이를 확인한 게 7일이다. 여자 혼자 사는 집인데다 매니저도 여성이라 아무래도 겁이 나고, 밤을 새다보니 컨디션 난조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박나래 / 뉴스1
이어 "금품 피해 규모는 수천만 원으로 추정되며, 현재 경찰에 신고를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스타들의 반복되는 사생활 침해 사례
박나래의 도난 사건은 연예인들의 집 공개 후 발생하는 사생활 침해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그는 이미 지난해 한 방송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나를 만나겠다며 10시간씩 기다리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공포심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박나래는 "한 번은 엄마가 내 지인인 줄 알고 문을 열어주기도 했다.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아찔한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이러한 사생활 침해 문제는 박나래만의 일이 아니다.
2017년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제주도 주택은 JTBC '효리네 민박'을 통해 공개된 후 관광 코스가 되어버렸다.
이상순은 당시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우리집 주소를 알고 있고, 모르는 사람들이 집 앞에 찾아와서 사진을 찍고, 대문안을 들여다보고, 셀카봉을 이용해 담장 안 사진을 찍고, 초인종을 누르고, 경보음이 울려서 개들은 하루종일 짖고,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냐고 말 걸고, 외출하기 전 사람들이 있는지 CCTV로 매번 확인해야 하고"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MBC '구해줘 홈즈'
예능 프로그램의 딜레마와 시청자 인식 개선 필요성
김대호와 한혜진 역시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집을 공개한 후 유사한 피해를 겪었다.
김대호는 "집을 방송에서 공개하니 사람들이 구경하러 찾아온다"며 "술을 마시고 가방을 대문 앞에 놔둔 사람도 있다"고 고충을 전했다.
한혜진도 강원도 홍천의 세컨하우스에서 샤워 중 무단 침입자를 목격했다며 "휴식을 취하러 온 세컨하우스가 공포의 장소로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이번 박나래의 도난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들의 집 공개 예능에 대한 딜레마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시청자들에게 일상을 공개하며 친근감을 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반면, 그로 인한 사생활 침해와 안전 문제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연예인들 집 공개는 진짜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박나래의 집은 내부와 외부 구조 등이 방송에서 너무 리얼하게 나왔다"고 우려를 표했다.
방송사와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도 연예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