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이천수, 건진법사 '공천 뒷돈 1억' 뜻밖의 목격자였다... 법당 '자리배치도'까지 직접 그려

공천 대가 1억 원 수수 혐의 건진법사 첫 재판, 이천수 증언 주목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 7일 첫 재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 씨가 핵심 증인으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인사이트이천수 / 뉴스1


지난 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단독 고소영 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부 영천시장 예비후보였던 정재식(62) 씨의 친척으로 알려진 A씨에게 '공천 헌금' 명목으로 약 1억 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당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돈을 받아 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 채택 여부를 정하는 과정에서 이천수 씨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씨는 전씨가 1억 원을 수수하는 현장에 동석했으며, 지난해 12월 4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이에 관한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는 은퇴 후 알게 된 전씨와 법당에서 단둘이 시간을 보낼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19 / 뉴스1


이날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정씨 등이 공천을 청탁하자 건진법사가 윤한홍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전씨 휴대전화 화면에서 '윤한홍' 이름을 분명히 봤다"고 명확히 진술했다.


또한 그는 "건진법사 바로 옆자리에 앉아 두 사람의 통화 내용도 다 들렸다"며 법당에서의 자리 배치도를 직접 그려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천수 씨는 자신의 기억력이 좋다고 강조하며 수화기 너머 사람의 발언까지 상세히 진술했다.


그는 "윤 의원이 '당 여론조사에서 2위인데 어떻게 해서 1위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를 했고, 함께 들은 예비 후보 측도 흡족해한 기억이 난다"고 했다.


예비 후보 측 역시 검찰 조사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JTBC


1억 원 현금 전달 과정에 대한 증언


이천수 씨는 뒷돈이 전달된 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정씨 측이 보자기에 싼 돈을 법당에 올려놨다"며 액수에 대해서는 "1억 원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씨의 진술은 "보자기에 싼 현금 1억 원을 종이봉투에 담아 법당 불상 앞에 놓았다"는 예비 후보 측의 진술과 일치한다.


또한 이씨는 건진법사가 1억 원에 대해 "저기로 가야 되는 돈"이라며 "내가 갖는 돈이 아니라고 했다"는 진술도 덧붙였다.


이는 해당 금액이 공천 대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건진법사가 중개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언으로 해석된다.


인사이트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이에 대해 윤한홍 의원은 JTBC에 "당시 건진법사와 공천 관련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며 "나와는 상관없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한편 전씨는 2022년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고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에서 고문을 맡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날 첫 공판이 끝난 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관한 질문에 "일반인한테 그런 거 묻는 거 아니다"라면서도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안타까워하고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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