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길 잃은 15m짜리 '대형고래', 남해 얕은 바다에서 나흘째 맴돌고 있다

국제적 보호종 향유고래, 광양항 저수심에 갇혀 나흘째 탈출 못해


국제적 보호종인 15m 길이의 대형 향유고래가 전남 광양항 얕은 수심 지역에 들어와 나흘째 탈출하지 못하고 있어 해양당국이 안전한 바다로 유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7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여수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9시 48분께 전남 광양항 해상에서 15m 길이의 대형 고래가 처음 목격됐다.


인사이트4일 광양항에 나타난 길이 15m 길이의 향유 고래 / 여수해경


해경은 즉시 광양파출소와 여수해경 구조대, 해양재난구조대 구조대원을 현장에 파견해 고래가 안전한 먼바다로 향하도록 유도 작업에 착수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여수 아쿠아플라넷의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이 고래는 국제적 보호종인 향유고래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머리 부분에 긁힌 상처가 있었으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복되는 좌초와 구조 시도


구조 과정에서 광양항 내 설치된 오탁방지막에 고래가 걸릴 위험이 있었으나, 구조대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위험 구역을 벗어나게 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경 고래는 점차 깊은 해역으로 이동하며 스스로 잠수했고, 이후 더 이상 목격되지 않아 안전한 바다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되면서 구조 활동이 일단락됐다.


인사이트향유고래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안타깝게도 2시간여가 지난 오후 6시 30분경 이 고래는 최초 발견 지점에서 약 3km 떨어진 중흥부두 쪽 삼간도 앞 해상 저수심에서 다시 발견됐다.


이후 7일 오전에는 다시 원래 발견된 지점과 가까운 송도 안쪽 대륵도 저수심에서 발견됐으며, 최초 발견 시점보다 움직임이 둔화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해양보호생물이 길을 잃거나 얕은 해역에 들어와 좌초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현재 고래보호관리기관 등과 협의를 통해 보호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유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