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헬기 추락에 조종사 사망... 마음 참담해지는 목격자들 당시 증언

"전봇대 높이로 비행하던 헬기, 비닐하우스 걸려 반바퀴 돌며 추락"


지난 6일 오후 3시 41분께,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정모(74) 씨가 숨졌다. 헬기는 인근 저수지에서 물을 담수한 뒤 산불 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급박했다"며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비닐하우스 인근에서 추락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A씨는 "헬기가 야산 위를 따라 비닐하우스를 향해 낮게 날다가, 꼬리 날개가 천에 걸리면서 균형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인사이트뉴스1


A씨는 "헬기가 전봇대 높이만큼 낮게 비행하다가 잠시 멈췄고, 물주머니가 위로 튀는 순간 꼬리날개가 걸려 반바퀴 돌며 떨어졌다"며 "곧이어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솟았다"고 덧붙였다.


A씨와 또 다른 시민이 조종사 구조를 시도했지만, 정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화염과 열기로 인해 접근이 어려웠다고 한다. 


"프로펠러 닿는 순간 '쾅'...벼락 친 줄"


또 다른 목격자는 사고 지점에서 약 50m 떨어진 밭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헬기가 건물 5층도 안 되는 높이에서 비닐하우스를 향해 날더니 갑자기 떨어졌다"고 매체에 전했다.


인사이트뉴스1


"헬기 앞쪽 프로펠러가 비닐하우스에 닿는 순간 큰 소리가 났고, 벼락이 친 줄 알았다"며 "급히 달려가 안전벨트를 풀고 구조하려 했지만, 조종사의 상태가 심각해 도저히 손쓸 수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고 당시 헬기는 인근 이곡지 저수지에서 물을 퍼 올린 뒤 산불 진화 현장으로 향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구 북구청 관계자는 "헬기가 물을 뿌리기 위해 저공 비행을 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헬기 잔해, 철골 드러난 비닐하우스...당국 정밀 조사 착수


헬기는 비닐하우스 옆에 파손된 채 쓰러져 있었으며, 충돌 지점의 초록색 천은 찢겨 내부 철골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였다.


인사이트뉴스1


소방과 경찰은 오후 5시 30분께 조종사의 시신을 수습하고, 헬기 기종과 비행 경로, 통신기록 등을 포함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조속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대책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