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헌정사 두번째 탄핵... 북한, 이번엔 박근혜 때와 다른 태도 보여

북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소식 하루 만에 간략 보도


북한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하루가 뒤 별다른 논평 없이 간략히 보도했다.


5일 조선중앙통신은 "괴뢰한국에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선고했다"고 전하며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로 채택된 결정에 따라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즉시 파면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헌재 결정이 지난해 발생한 비상계엄사태와 연관돼 있다고 언급하며 "헌재의 파면선고는 지난해 12·3비상계엄사태로 윤석열의 탄핵안이 가결된 때로부터 111일만"이라고 전했다. 또한 AP통신,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을 긴급히 보도했다는 내용도 함께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 / 뉴스1윤석열 대통령 / 뉴스1


북한 매체, 사실 전달에만 집중... 논평은 자제


노동신문 역시 조선중앙통신과 동일한 내용을 담은 보도를 게재했다.


두 매체 모두 별도의 논평 없이 헌재의 결정 사실과 외신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사실을 다뤘다.


사건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나 분석 없이, 남측에서 발생한 사실 자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보도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는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와는 다른 양상이다. 당시 북한은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온 지 2시간 20분 만에 신속히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헌재 선고일에 보도하지 않고 하루가 지난 뒤에야 관련 소식을 전했다.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북한의 신중한 태도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상황에서 남한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도 북한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당시에도 일주일 넘게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다가 11일 뒤에야 "심각한 통치 위기, 탄핵 위기에 처한 윤석열 괴뢰가 불의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파쇼 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서슴없이 내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 온 괴뢰 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라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소식을 전했다.


YTNYTN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의 정치적 혼란 상황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을 자제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대남 관계에서 보이는 신중한 태도는 국제 정세와 내부 상황을 고려한 계산된 행보로 볼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한국의 정치 상황과 새 정부 출범 과정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의 정치적 변화에 따라 북한의 대남 메시지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