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8일(수)

검찰, 김건희 여사 불러 '이 사건' 수사한다... "조만간 소환 조사"

"넵, 충성" 발언에 공천 개입 정황…검찰, 중앙지검 소환 방침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면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검찰은 김 여사를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보고 조만간 소환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관련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를 직접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에는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명 씨에게 "너무 걱정 마세요, 잘될 거예요"라고 말한 정황이 담겨 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 뉴스1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 뉴스1


또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김 여사에게 미리 전달하며 보안을 요청하자, 김 여사는 "넵, 충성"이라고 답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도 확보됐다.


명 씨 측은 김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우면, 선거 이후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 자리를 줄 수 있다"고 회유했다는 주장도 제기한 상태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들이 공천 개입과 직권남용 혐의에 해당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도이치모터스 의혹도 재부상…공수처, 해병대 사건과 연계 가능성


김 여사 관련 수사는 디올백·주가조작 의혹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김 여사를 대통령실 부속청사에서 비공개 조사한 후 디올백 수수 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의 행위가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기소 권고가 있었음에도 최 씨 역시 불기소됐다.


뉴스1뉴스1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무혐의 종결됐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대법원이 지난 3일, 김 여사와 유사한 '전주(쩐주)' 역할을 했던 손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재개 요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두 사건 모두 항고장이 제출돼 서울고검이 재수사 여부를 심사 중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도 김 여사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의 발언을 담은 녹취록을 확보한 상태다. 이 씨는 이 파일에서 "VIP를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수처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이첩 중단 지시 배경에 김 여사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해당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정밀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 '김건희 특검' 재추진...상설특검은 거부권 대상 아냐


김건희 여사 / 뉴스1김건희 여사 / 뉴스1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명태균 특검법', '내란 특검법'까지 전방위적 특검법 재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계속돼야 한다"며 특검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김 여사를 대상으로 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곧바로 특검 임명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설특검은 일반 특검과 달리 대통령 또는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어, 여권의 대응 여지는 제한적이다.


김 여사를 둘러싼 수사가 다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향후 수사 결과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과 함께 정치권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