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5일(월)

"산불 난 데 가서 밥 해주고 싶었는데"... 백종원 대표가 '주총' 나가 사과한 뒤 한 말

백종원 대표, 첫 주주총회서 고개 숙여 "주주와 점주에게 죄송하다"


"매출 잘 나오면 되는 줄 알았는데, 수익이 전부가 아니더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상장 후 첫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가맹점주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28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제31기 주주총회에서 백 대표는 취재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상장 회사로서의 준비 부족을 인정하며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3.28/뉴스1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공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3.28/뉴스1


그는 "담당하고 있는 직원에게 주총을 꼭 나가야 하냐고 물어봤다가 혼이 났다. 저는 성격상 산불 난 데 가서 밥을 해 주고 싶었다. 그 정도로 상장 회사에 대한 준비를 잘 못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백종원 대표와 강석원 공동대표, 사외이사 등이 참석했으며, 행사장은 회사가 고용한 경호 인력과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 대표는 오전 9시 50분경 총회장에 도착해 10시부터 시작된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상장 회사의 책임, 예상보다 무거웠던 현실


백 대표는 "상장하고 난 뒤의 주주총회는 잔칫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모든 것들이 저희가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지금 더 살펴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9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5.3.28/뉴스1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5.3.28/뉴스1


주주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만 드렸다"며 "뭐라도 던지면 맞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주주분들이 아무 얘기를 하시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 대표는 상장이 처음이라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고백하며, "상장 전에 비해 더 고려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면허증을 얻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일전에 했던 것이고, 주주총회도 이렇게 중요한지 모르고 있었다"며 상장 회사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인식 부족을 인정했다.


인사이트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 뉴스1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확보 실패에 대한 사과 


프랜차이즈 관리에 대해서는 "브랜드를 전개할 때 점주들의 수익성 확보를 목표로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며 "점주와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여러 가지 계획을 잡고 있고,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마음고생을 겪고 계신 점주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가맹점의 음식 품질이 지점마다 다르다는 지적에는 "슈퍼바이저 인력도 늘려야 하고, 유통하는 제품에 대한 검증 인원도 늘려야 할 것 같다"면서도 "인원을 무작정 늘릴 경우 비용 부담이 점포에 전가될 수 있어 여러 가지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개선 방안과 향후 계획


지역 축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든 지역을 빨리 알리고, 많은 분들이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했으나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위생 등 문제가 있던 것 같다"며 "지역 단체를 서포트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고, 식약처와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백 대표는 "전문가라고 자부했지만 소통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전문 분야에 오래 몸담았던 인재를 영입하고, 정말 필요하다면 전문 경영인 영입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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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눈높이를 더 넓혀서 많은 의견을 듣고,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해 실망하신 점주와 주주들께 보답하겠다"며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일정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산불 현장에 내려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나, 상장 이후 주가 하락과 가맹점 수익성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 대표의 이번 사과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주와 가맹점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자리로, 향후 회사의 개선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