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에도 인도네시아 사랑 놓지 않은 신태용 감독, 현지서 청소년 축구 발전에 헌신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의 갑작스러운 경질 통보에도 불구하고 신태용(55) 감독의 인도네시아 축구에 대한 식지 않는 애정을 드러냈다.
현지 매체들은 신 감독이 여전히 인도네시아에 머물며 청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지난 26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매체 '신도뉴스'는 "신태용 감독은 더는 국가대표팀을 지휘하지 않는다. 하지만 왜 여전히 인도네시아에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월 PSSI로부터 경질을 통보받았다.
글로벌 매체 '로이터'에 따르면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 축구는 더 높은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며 신 감독의 사임을 발표했다.
토히르 회장은 유럽 각지를 돌며 차기 사령탑 후보 면접을 마친 후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출신 패트릭 클루이베르트를 신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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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경기서 환호하는 신태용, 현지 팬들 감동
PSSI의 황당한 경질 결정에도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에 진심 어린 애정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클루이베르트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5일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8차전에서 바레인을 1-0으로 꺾었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결승골이 터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신태용 감독의 행동에 베트남 매체도 주목했다.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베트남 'VN'은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득점에 환호하는 영상은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며 "해당 영상은 게시된 지 몇 시간 만에 7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공유만 900건 넘게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신도뉴스'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신태용 감독이 경질된 뒤 조국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 예상했다"며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여전히 인도네시아에 머물며 청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2024년 말 젊은 선수 육성에 중점을 둔 STY 재단을 설립했으며, 이 재단을 통해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외계층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매체는 또한 "신태용 감독은 한국에서도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이어 "축구 프로젝트를 위해 인도네시아를 자주 오갈 계획인 듯하다. 그는 단순 계약이나 행정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머무는 게 아니라, 인도네시아 축구에 계속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2022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2023 동남아시안(아세안) 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스즈키컵)에서 준우승을 이끌며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6강 탈락과 2026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