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목줄 묶여 도망 못가고 주인 기다렸다"... '산불'에 갇힌 안타까운 반려견 상황

산불 속 홀로 남겨진 반려견들, 목줄에 묶인 채 구조 기다려


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산불까지 발생하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불 현장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들의 안타까운 상황이 알려져 많은 이들의 마음에 안타까움을 더하는 중이다. 


인사이트위액트


지난 25일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에 따르면 산불이 계속되고 있는 경남 산청과 경북 안동 지역에 많은 개들이 홀로 남겨져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다.


위액트는 전날 경남 산청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 불에 타버린 집과 밭 폐허 속에서 떨고 있는 노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노견은 쓰러진 작은 고무집 안에 웅크리고 있었으며, 희미하게 숨만 쉬고 있었다. 산불 연기를 많이 마신 탓에 호흡 곤란을 겪고 있었고, 몸에서는 불에 그을린 냄새가 났다.


이 노견은 쇠 목줄이 채워져 있어 스스로 대비할 수 없었다. 


인사이트위액트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생명을 구하는 구조 활동


위액트는 보호자로부터 소유권을 인계받아 노견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 검사 결과 이미 혈액이 산화돼 위험한 상황이었다. 


경남 산청군의 또 다른 지역에서도 구조를 기다리는 개 한 마리가 발견됐다.


불에 타 쓰러진 나무들로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 소리가 들려왔고, 구조대가 나무 사이로 기어들어가 확인한 결과 뿌연 연기 속에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주변 전깃줄에는 산불이 옮겨붙어 스파크가 튀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사람을 본 개는 반가워하며 꼬리를 흔들었다. 이 개 역시 목줄이 바닥에 꽂혀 있어 스스로 도망갈 수 없었다.


인사이트위액트


평소에도 오래 방치된 듯 한쪽 눈은 실명 상태였고, 온몸에는 진드기가 가득했다. 화재 현장에 남겨진 탓에 저산소증 증상을 보여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위액트는 "급박한 재난 상황 속에서도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긴급 재난 대피 시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지켜지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