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26일(수)

산청 산불현장서 극적으로 생존한 대원 "웅덩이서 5명이 부둥켜안고 20분 버텼다"

22일 경남 산청 시천면에서 전날 발생한 산불이 밤까지 이어지고 있다 / 뉴스1뉴스1


경남 산청군 산불현장에 투입됐다가 전신 3도의 중화상을 입고 극적으로 살아난 생존대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중앙일보는 경남 산청군 산불현장에 투입됐다 구조된 진화대원 곽모씨(63)씨가 밝힌 급박했던 화재 현장 상황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1시 30분께 창녕군 진화대원 7명, 공무원 1명과 함께 현장에 투입된 곽씨는 주불과 400m 정도 떨어진 4부 능선에서 잔불을 끄는 작업을 이어갔다.


곽씨는 "불이 점점 심해져 안 되겠다 싶어서 후진하는 도중 밑에서 불덩어리가 회오리처럼 올라오는 게 보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어 "불덩이를 본 지 10초 만에 화마가 등 뒤까지 왔고, 바로 옆에 땅 꺼진 웅덩이가 있어서 진화대원 5명이 서로 부둥켜안고 몸을 움츠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곽씨는 "등과 손, 머리를 타고 화마가 지나가면서 모자와 방한복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곽씨에 따르면 이들은 뜨거운 화염 속에서 20분간 화마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생존대원의 동생은 "형이 말하기를 5명은 부둥켜안고 있어서 살았는데 또 다른 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은 2명씩 흩어져 피신하다 사망했다고 하더라"며 "모두 다 초행길이어서 허둥대다 사지로 내몰린 격"이라고 토로했다.


산불 진압 위해 힘쓰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실제로 이날 같은 위치에 투입됐던 9명 중 4명이 숨겼다. 사망한 4명 중 2명의 대원들은 7년, 10년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대원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3시 28분께 시천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진화에 투입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4명과 공무원 1명이 숨지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