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유명 셰프 정지선이 둘째 유산 경험과 일중독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정지선은 건강 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았다.
정지선은 "새로운 일을 하는 게 재밌다 보니까 바쁜 스케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 방송 이후 정지선은 국내외에서 많은 제안을 받아 6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정을 소화해 왔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정지선은 "저도 사람인지라 많이 힘들고 지친다"며 "일을 안 하는 스트레스가 더 커서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저는 일이 재밌다.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수면 시간이 평균 4시간이라는 그는 "오늘은 몇 시간 잤냐"는 질문에 "2시간 반 자고 왔다"고 밝혔다. 식사도 하루에 한 번 몰아서 한다고 했다.
"번아웃을 느낀 적 없냐"는 전문의의 질문에 정지선은 "제가 재료만 봐도 음식의 스토리가 나와야 한다. 그게 안 나와서 스트레스받은 적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게 '뇌가 고장이 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법 찾은 게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수액을 맞은 것"이라며, 이때 번아웃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사전 검사와 심층 상담을 진행한 전문의는 정지선이 20대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일중독이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20대에 늘 불안했다는 정지선은 "결혼해 아이를 가지고도 (임신 사실을) 4개월까지 숨겼다. 주방에서는 임신하면 자리를 유지할 수 없었어서. 입덧도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 냄새가 힘들어 생쌀, 얼음을 많이 먹었고 밤늦게 흰밥에 김만 먹었다"며 임신 중 겪은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못 먹어 기력이 떨어지니까 맛이 안 나는 음식 위주로 먹은 것. 마스크 쓰고 코 막고 입덧을 참고 아기 낳기 전날까지 일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정지선은 스타셰프가 된 지금도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한다.
이광민 전문의는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20대 유학 다녀온 상황과는 완전 다르다"며, 그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했다.
아울러 "충분한 능력, 영향력, 사람들의 인정을 가지셨는데도 내 마음은 20대에 머문 거다. 이게 트라우마의 특징이다. 현재를 현재로 살지 못하고 자꾸 과거의 마음으로 산다. 그러면 가혹해진다"라고 조언했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정지선은 둘째 유산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작년 5월 생명(둘째)이 찾아왔는데 그때 매장 오픈 시기와 겹쳐서 해외에 나가 공부하고 기구도 사 오고 그랬다. '내가 건강하니까 당연히 얘도 건강할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9주 차에 (유산을 했다). 그때 신랑, 아들, 시댁, 친정 등 주변에서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죄송함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전문의는 정지선에게 요리와 무관한 취미 활동, 특히 운동을 권했다. 이후 정지선은 킥복싱을 배우러 갔고, 펀치 연습을 하며 얼굴에 점차 미소가 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