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엑셀방송 '세무조사' 착수
엑셀방송 캡처 / 숲(SOOP)
국세청이 선정적 방송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이는 이른바 '엑셀방송' BJ들의 탈세 정황을 포착하고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 '숲(SOOP, 구 아프리카)'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엑셀방송의 후원금 거래 내역과 세금 신고 실태를 정밀 검토한 결과, 대규모 소득 탈루 혐의를 포착했다.
엑셀방송은 출연 BJ들이 시청자 후원에 따라 선정적 행위를 하며, 후원 순위를 엑셀(Excel) 문서처럼 공개해 후원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의 콘텐츠다. 지나치게 자극적이어서 '사이버 룸살롱'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 방송에서 인기를 얻은 BJ들은 연간 수백억 원대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엑셀방송 1위로 알려진 BJ 커맨더지코(박광우)는 자신의 방송에서 주식 계좌를 인증하며 연 수익 3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엑셀방송의 성공 이후 커맨더지코는 비싸기로 소문난 '강남 원베일리'에 입주했다.
국세청 조사 대상에 오른 BJ 9명은 출연자들에게 지급한 출연료를 과다 신고하거나 가족을 직원으로 등록해 가공 인건비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출연료를 지급한 뒤 일정 비율을 리베이트 방식으로 되돌려 받는 수법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가의 명품 시계나 외제차 구매 비용을 사업용 경비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축소 신고한 정황도 포착됐다.
사진=국세청
해외 성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방송을 송출하는 일부 BJ들은 차명 계좌를 이용해 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외 성인 플랫폼과 연계한 일부 BJ들은 가족 명의의 차명 계좌로 수익금을 수취하는 등 조직적인 탈세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유튜브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며 논란을 일으키는 소위 '사이버 레커' 3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이버 레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탈세'도 포착
사이버 레커들이 개인 계좌로 받은 후원금과 광고 수익을 신고하지 않거나, 이를 부동산 매입 등 재산 증식에 활용한 혐의를 포착했다. 이들은 외주 용역비와 임차료를 허위로 신고하거나 고급 외제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면서 업무용 차량으로 신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탈세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세청은 유명인의 딥페이크 이미지를 활용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자 5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관련 비용을 마치 합법적인 기업 활동 비용처럼 신고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 자금을 여러 개의 차명 계좌로 분산하고, 고급 상가·고가 승용차·명품 시계 등을 구매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정황도 포착됐다.
엑셀방송 캡처 / 숲(SOOP)
국세청 관계자는 "엑셀방송 BJ들은 유흥업소를 방불케 하는 방송으로 '사이버 룸살롱'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며 "여성 BJ를 상품화해 시청자로부터 무리한 후원을 유도하는 구조는 1인 미디어 플랫폼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이버 레커 역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노출하면서도 법적·도덕적 책임을 회피해왔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향후 유튜버들의 슈퍼챗 및 개인 계좌 후원금, SNS 기반의 중고거래를 가장한 사업자의 판매 수익,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 수익 등 신고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비윤리적 수익 창출을 통해 부를 축적한 유해 콘텐츠 업자들의 탈세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