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아들 병원비 2600만원 실수로 버린 아빠... 환경미화원들 쓰레기 24톤 뒤져 1828만원 찾아줬다

인사이트세종시


한 시민이 아들 병원비로 마련한 2600만 원을 실수로 버렸으나 환경미화원들의 도움으로 일부를 되찾은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세종시청 누리집 게시판에는 A씨가 쓴 '크린넷 너무나 고마운 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됐다. 


해당 글과 세종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3일 아들 병원비로 사용할 예정이었던 2600만 원을 쓰레기로 착각해 쓰레기 자동 집하시설(크린넷)에 투입했다.


다음날 새벽에야 이 사실을 인지한 그는 오전 10시경 세종시청 자원순환과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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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받은 강현규 주무관은 크린넷에 들어간 쓰레기가 폐기물 집하장으로 이송되어 매립된다는 점을 떠올리고 즉시 폐기물 집하장에 연락했다.


강 주무관은 쓰레기 반출을 즉각 중단하도록 지시했으나, 폐기물 집하장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24톤 컨테이너 상자 안에 압축된 쓰레기 더미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크린넷의 강한 압력으로 쓰레기봉투 대부분이 이미 찢어져 있어 돈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A씨가 포기하려고 했으나, 환경미화원들은 '아들 병원비'라는 말에 쓰레기 더미를 뒤져보기로 결정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미화원들은 쓰레기가 담긴 컨테이너를 넓은 공터로 옮긴 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8시간의 사투 끝에 그들은 1828만 원을 발견했다. 아쉽게도 나머지 금액은 찾지 못했다.


A씨는 게시판에 "자포자기로 포기하고 있었는데, 크린넷 과장님한테 조치원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풀고 직원분들과 찾아보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날따라 어찌나 바람이 불고 추웠던지 크린넷(환경미화원) 일곱 분과 소장님까지 동원하셔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 속에 꽁꽁 숨어있는 지폐를 하나씩 찾아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에 눈물만 나왔고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한한 감사함에 제 심장이 찡했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그는 "작은 사례도 받지 않으시고 저한테 오히려 다 못 찾아준 것에 너무 미안해 하셨다"고 환경미화원들의 선행에 감동을 표현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전날 직원 소통의날 행사에서 이 편지와 희귀질환 신생아를 도운 직원의 사연을 공유했다. 


최 시장은 "삭풍이 몰아치는 추운 날 모든 직원이 나서서 쓰레기를 뒤지고, 신생아가 건강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일해 준 사람들이 세종시 공무원이라는 점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