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진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경력 채용 과정서 "여성 많다" 지적
박찬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일부 고위직 자녀 채용 비리와 근무 태만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가운데 이번에는 선관위의 고위 인사가 경력 채용 과정에서 여성 차별로 오해받을 만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4일 TV조선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 인사는 중앙선관위의 실질적 2인자로 불리는 사무차장으로, 경력 채용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에게 "여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딸 특혜 채용 의혹으로 사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감사원은 2021년 시도선관위 경력 채용 과정을 조사하던 중 선관위 사무차장이 인사 담당자에게 성비와 관련한 발언을 한 정황을 발견했다.
인사 담당자의 메신저에는 "사무차장이 여성 비율이 높은 것을 걱정한다"며 "여성이 많다고 사무차장한테 또 한소리 들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사무차장으로 이 발언을 한 박찬진 전 사무총장은 본인의 딸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사무총장, '아빠찬스' 논란에 자진 사퇴
2023년 5월 25일 자녀 채용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 뉴스1
2022년 1월 박 전 총장은 광주 남구청에 근무하던 딸이 전남도선관위 경력직에 채용될 때 최종결재자였으며, 2023년 '아빠찬스' 논란이 불거지자 '도의적 책임을 진다'며 사퇴했다.
박 전 총장의 딸을 포함한 고위직 간부 자녀 5명은 2023년 7월 업무배제 조치됐으나,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복귀해 현재도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 임용 시 성별이나 종교를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며, 인사혁신처는 2017년 관련 지침을 개정해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선관위는 제도 취지와 반대로 사생활과 금전거래, 질병 유무까지 사전조사해 면접위원에게 제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박 전 총장이 중징계 대상이나, 이미 사퇴했기 때문에 인사자료를 통보하는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한편 감사원의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 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이 10년간(2013~2023년) 중앙선관위와 각 시·도 선관위가 실시한 291회의 경력경쟁채용(경채)을 전수조사한 결과, 878건의 규정·절차 위반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채용 절차가 허술한 가운데 선관위 직원들은 인사 담당자에게 거리낌 없이 연락해 채용을 청탁하고 선관위 인사 담당자들은 다양한 위법·편법적인 방법으로 합격시키거나 특정인을 특혜·배제하는 등 공직 채용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선관위는 국회의 소속 직원 친인척 현황자료 요구에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여러 차례 허위 답변자료를 제출하거나 축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