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2세' 논의했다가 충격에 빠진 여성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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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엄마한테 200만 원씩 드려야 하는데 아이까지 키우는 건 솔직히 힘들 것 같아... 태어나지 않은 아이보다는 이미 계신 엄마한테 집중할래"
한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어머니'를 부양해야 해서 '2세'를 낳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지난 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어머님을 부양해야해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기혼 여성 작성자 A씨는 "남편은 엄청 효자고 노후 대비 안 된 60대 시어머니를 남동생과 함께 부양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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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아버지는 돌아가신 지 오래됐고, 남동생은 1시간 걸리는 타지에서 일하며 어머님과는 따로 지내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A씨에 따르면 40대 초반인 그의 남편은 소득이 좋은 편이지만 이전부터 가장 노릇을 해와 재산이 마이너스였고, 이들 부부는 지난해 A씨 부모님으로부터 집과 가전 등을 지원받아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평소 남편으로부터 갖은 배려와 사랑을 받아 온 A씨는 이 같은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문제는 남편과 '2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출산, 온전히 내 선택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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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결혼하기 전에는 아이를 낳을지 말지가 내 선택인 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게 아니었다"며 "남편은 아이를 낳으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워지니 아이 없이 살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달 어머님께 드리는 200만 원의 용돈을 좀 줄일 수 없겠냐니 '어떻게 그러냐'고 '그건 절대 못한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A씨는 "시어머니는 특별히 따로 아픈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허리가 조금 안 좋으신 정도"라며 "한 평생 일은 거의 하신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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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아버님 돌아가시고 남편이 오래도록 부양했으니, 이제 남동생이 하면 안 되냐고 물었는데 이것도 안 된다고 한다"며 "남편은 이미 있는 어머님과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 중에서 당연히 어머니를 부양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입장이다"라고 하소연했다.
'2세' 없이 어머니를 부양하겠다는 남편의 이 같은 말에 A씨는 "이제서야 출산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닌 어머니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잘못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심란하다"며 글을 마쳤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말 하기 미안하지만, 결혼을 잘못한 것 같다", "시모도 비정상이다. 본인 자식이 2세 포기하면서까지 부양하겠다고하면 거절하는 게 정상 아닌가?", "한평생 일을 안 해봐서 매달 꽁으로 들어오던 200만 원을 못 포기하나보다", "아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이혼하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