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집 가난하다며 엄마·아빠 불러놓고 '비혼' 선언한 31살 누나"... 온라인 달군 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능력 좋고 외모도 출중한 여성이 부모 앞에서 비혼 선언을 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누나 예쁘고 직업 좋은데 비혼 선언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우리집 그냥 가난과 서민 그 어딘가쯤"이라면서 50대인 부모도 아직 노후 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누나랑 나랑 둘 다 국가 장학금, 생활비 대출 받으면서 대학 다녔다"며 "누나는 31살인데 오래 공부하다가 천만다행히 작년에 괜찮은 공기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딸이 좋은 기업에 입사하자 부모는 내심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A씨는 "내가 봐도 외모 괜찮고 여성스럽게 생겨서 나도 누나가 당현히 결혼할 줄 알았다"면서 "근데 결혼 안 하겠다더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누나 입장에서는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해 대출금을 아직 갚고 있는 상황이고, 서른이 넘었지만 모아놓은 돈도 없을뿐더러 부모의 노후 준비도 돼 있지 않아 물려받을 것도 없는 상태여서 결혼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누나는 부모 앞에서 "비슷한 수준의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도 싫고, 더 잘난 남자 만나서 결혼하기도 싫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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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러면서 진짜 진지하게 자기는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에 가깝다더라. 집이 평범하기만 했어도 결혼했을 거라 더라"면서 "화내면서 말하는 것도 아니고 차분하게 말하는데 부모 가슴에 대못 박는 게 저런 거구나 싶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랑 어머니 둘 다 아무 말씀도 안 하고 들어가 주무셨다. 누나한테 왜 그러냐고 했더니 언젠가 했어야 하는 말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난 모르겠다. 사실 나도 스물 끝자락인데 해외여행 한 번도 못 가봤다. 집에 생활비 50만원 드리고 있다. 나도 결혼 포기해야 하나"라고 글을 맺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나라도 저런 집에 장가가고 싶지 않을 듯. 누나가 상황 진단이 빠른 듯", "본인 기준에서 답 안 보여서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거지 부모가 해준 것도 없으면서 결혼 하라 마라 하는 게 선 넘은 거다", "누나 마음이 이해 간다. 서른 넘어 새로운 사람 만날 때 집안 사정 얘기하는 게 참 힘들더라", "서울로 대학 가라고 공부 오래 하라고 누가 멱살 잡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왜 이제 와서 부모탓을 하냐. 공부 오래 했다는 것 치고는 사고가 너무 비논리적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