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수의사 꿈꾼 딸, 착한 아이로 기억되길"...'빌라 화재' 초등생, 장기 기증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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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홀로 집에 있다 화재 참변 당한 초등생... 5일 만에 숨져


방학 중 홀로 집에 있던 12살 초등학생이 화재로 중상을 입고 닷새 동안 사투를 벌였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 3일 경찰과 유족에 따르면 인천에서 발생한 빌라 화재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초등학교 5학년 A양(12)이 이날 오전 11시 5분 세상을 떠났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43분 인천 서구 심곡동 자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A양은 방학 중이라 혼자 집에 있었다. 어머니는 식당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으러 병원에 간 상황이었다.


인사이트인천시 서구 심곡동 빌라 화재 현장 / 뉴스1


A양은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연기까지 흡입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A양 어머니는 "며칠 전 딸이 뇌사 판정을 받았고, 오늘 오전 사망했다"면서 고민 끝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딸이 장기 기증이란 걸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취지여서 동의했다"며 "심장과 췌장 등 4개의 장기를 기증할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인천시 서구 심곡동 빌라 화재 현장 / 인천소방본부 제공


그러면서 "딸은 수의사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고 떠난 착한 아이로 기억되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A양의 가정은 지난해 9월 정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 아동 관리 대상에 5차례 포함됐으나, 부모가 맞벌이를 하고 있어 소득 기준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지원받지 못했다.


화재로 거처를 잃은 A양의 부모는 현재 LH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아버지는 계속 신장 투석 치료를 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