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쓰레기로 방 가득 채울 만큼 심각한 '저장강박증'... 화재로 결국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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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인천에서 저장강박증을 앓는 주민들의 집에서 연달아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4시 20분쯤 부산 북구 구포동의 한 원룸 건물 3층에서 불이 났다. 타는 냄새를 맡은 임대인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불은 꺼졌지만 A씨(50대)가 침대 옆에서 숨져 있었다.


해당 방은 1t 트럭을 가득 채울 만큼의 쓰레기로 가득했으며, 경찰은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던 A씨가 실내에서 흡연하다 주변으로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같은 날 부산 해운대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도 불이 나 B씨(40대)가 목숨을 잃었다. 저장강박증세를 가진 B씨는 관할 지자체의 관리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온도조절 램프에서 시작된 불이 쓰레기 등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같은 날 인천에서도 유사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8시 40분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C씨(70대)가 사망하고 부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다.


인근 주민들은 해당 가구가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었는데 남편이 몸이 불편해 화재에도 대피하지 못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저장강박은 쓰지 않는 물건도 버리지 않고 모두 집에 모아 두는 강박장애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인층이 젊은 층보다 3배가량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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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불안과 사회적 고립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각 지자체들은 악취, 화재 위험 등으로 인해 저장강박가구에 대해 집 청소 및 심리치료 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청소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려면 거주자의 동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저장강박 환자들이 쉽게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동의를 받아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행하더라도 다시 증상이 재발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