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윤 대통령, 머그샷 찍고 신체검사 마쳐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수괴(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헌정사 사상 처음으로 구속됐다.
차은경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19일 오전 3시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가 주말에 이뤄지면서 영장전담 판사가 아닌 주말 근무 당직 법관인 차 부장판사가 심리를 맡았다. 차 부장판사는 구속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전후해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을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공수처 조사실로 향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통상적으로 이러한 행위는 증거인멸로 인정될 수 있다. 공수처도 구속영장에 이 같은 내용을 들어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윤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 서울구치소 내 미결수 수용동 독방에 머물며 조사를 받는다.
윤 대통령은 다른 재소자들처럼 수용복을 입은 채 머그샷을 찍고, 지문 채취와 신체 검사를 마쳤다.
구치소에 수감됐던 전직 대통령들처럼 윤 대통령도 3평 남짓한 독방에 머무르게 된다. 방에는 매트리스와 책상 등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구치소 / 뉴스1
목욕은 일주일에 한 번, 다른 수용자들이 없는 시간에 공용 샤워실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운동 역시 다른 수용자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1시간 이내로 가능하다.
윤 대통령에게는 교도관 전담팀이 붙어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 조치가 기본적으로 이뤄진다. 또 수감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경호처의 경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 구속됐을 때 경호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뤄져야 할지는 아직 정해진 규정이 없다. 구치소 담장 안은 형집행법이 적용돼 수용자들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은 교도관들에게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체포됐을 때도 구치소 외부 경호는 경호처가, 내부는 구치소 교도관들이 담당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 뉴스1
20일 공수처 조사 출석 안해... 공수처 인치 또는 방문조사 검토 중
한편,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공수처 조사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포함된 윤갑근 변호사는 20일 '오늘 공수처 조사에 윤 대통령이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렵다"고 답했다.
변호인단은 전날 오후 2시에도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공수처에는 더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공수처는 이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 '인치'(강제 구인) 또는 구치소 방문 조사를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 뉴스1
공수처는 오는 26일을 전후해 윤 대통령 사건을 기소권을 가진 검찰에 다시 이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이 공수처로 사건을 넘길 때 구속 피의자의 최장 구속 기한 20일을 절반씩 나눠 조사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체포해 24일께 이첩할 예정이었으나, 윤 대통령 측이 체포적부심을 청구해 기각되면서 시간이 늘어났다.
검찰은 열흘가량 윤 대통령을 조사한 뒤 다음 달 5일께 윤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