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손편지'가 빼곡히 들어찼다.
그중에는 사고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과 함께 일을 했던 승무원의 편지도 있었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제주항공에서 근무했던 승무원이라고 밝힌 A씨는 편지에서 "제가 제주항공에 있을 때 너무나 상냥하고 사근하게 동료들을 챙겨주시는 모습이 늘 인상적이셨던 기장님"이라고 했다.
그는 "사고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황망하고 슬펐는지 모릅니다"라며 "기장님과 부기장님, 사무장님, 승무원님. 마지막까지 승객분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 뉴스1
이어 "너무 좋은 분들을 잃은 만큼 남아있는 저희도 마음 깊이 애도하고, 평화로운 안식에 드셨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장님.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평안하세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주 레이오버를 함께한 승무원'이라며 편지를 끝맺었다. 항공업계에서의 레이오버는 승객들이 항공기를 빠져나와 경유지에서 24시간 이내에 환승하는 경우를 뜻한다.
기장의 형이 쓴 편지도 공개돼... "외로운 사투 마음 아프다"
앞서 기장의 형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도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편지에는 "우리 왔다.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너는 이미 너무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마웠고 미안하다. 형이..."라고 적혀 있었다.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유가족이 쓴 편지가 놓여 있다 / 뉴스1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 B씨는 공군 학사장교 조종사 출신으로,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지닌 베테랑이었다.
지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다. 비행시간은 총 6823시간이며 기장 비행 경력은 2500시간 이상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179명의 신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판독기를 통해 지난 1일 모두 확인됐다. 시신 조각에 대한 DNA 감식 결과가 나와야 시신 인도가 가능하다.
정부는 오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는 시민 누구나 찾아 조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