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1일(금)

"약 더 놔주세요" 싹싹 빌기까지...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 男이 찾던 병원 마약 투약 현장 (영상)

경찰이 공개한 병원 마약 투약 CCTV 영상 '충격'


인사이트서울경찰청


지난해 마약에 취한 상태로 고급 차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만든 일명 '롤스로이스남'과 마약을 하고 주차 시비를 벌이다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람보르기니남'.


최근 경찰은 이들에게 약물을 제공한 병원 두 곳을 수사해 40여 명을 무더기로 적발하고 CCTV를 공개했다.


지난 4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의료용 마약류 등을 불법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병원 두 곳의 의사 염 모 씨(47)와 의사 A씨를 송치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 14명과 투약자 26명도 불구속 상태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으며, 염씨와 A씨의 재산 각각 8억 5,245만 원, 11억 4,530만 원을 추징보전 하기로 했다.


인사이트서울경찰청


경찰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자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홍 모 씨(30)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 준 의사 A씨 등 병원 관계자 9명을 약사법·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다.


경찰에 따르면 에토미데이트로 불법 투약 영업을 한 의사 등에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A씨의 의원에서 수면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75명에게 1회에 10만~20만 원을 현금 또는 계좌이체를 받은 뒤 수면 장소를 제공하고 에토미데이트를 투여해 줬다.


8,921회에 걸쳐 에토미데이트 4만 4,122㎖를 투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2억 5,410만 원 상당의 용량이다.


경찰은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로 지정된 프로포폴과 달리 에토미데이트는 전문의약품으로만 지정돼 있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는 적용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JTBC '뉴스룸'


이날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해당 병원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이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충격을 줬다.


영상에서 침대에 누운 남성은 5만 원권 현금부터 세어 건넸다.


이후 의료진이 남성의 팔에 주사기를 꽂고 무언갈 투약했다.


잠시 후 남성은 몸을 벌벌 떨며 비틀거리더니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을 나섰다.


이 남성은 지난해 주차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람보르기니남'으로 알려진 인물로 범행 후 또다시 투약하러 온 것이다.


인사이트JTBC '뉴스룸'


또 다른 환자는 약에 취해 돈을 제대로 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 번 더 약물을 투여해달라 두 손을 모아 빌기까지 했다.


그는 추가로 주사를 놓아주자 의료진에게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경련으로 몸을 떨다 침대 밑으로 떨어지고 구토를 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 / 뉴스1'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 / 뉴스1


또한 경찰에 따르면 약물에 취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롤스로이스남' 신 모 씨(28)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염씨 등 병원 관계자 7명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8명에게 수면 마취제 계열의 마약류 4종을 불법 투약해 주고 오·남용 점검과 수사에 대비해 진료기록을 수정한 혐의(의료법·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해당 병원은 한 사람에게 하루 최대 10번까지 마약류를 투약해 주며 투약자가 지불할 돈이 없는 경우 지불 각서를 받고 외상을 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은 이런 식으로 549차례에 걸쳐 8억 5,900만 원을 벌어들였다.


경찰은 염씨에 대해 롤스로이스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추가로 적용해 함께 검찰로 넘겼다.


인사이트람보르기니 흉기 난동 男 체포 장면 / YouTube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경찰은 의료법 등에 규정된 '환자의 안전한 귀가' 등 관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신씨의 약물 운전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퇴원시켜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염씨는 건물 3층 '왁싱숍'으로 운영되던 공간을 일종의 수면방으로 활용해 마약류를 은밀히 투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염씨는 신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여성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3일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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