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뺑소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 들렀으며 사고 직후에는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사고 후 김호중의 매니저인 30대 남성은 김호중이 사고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김호중은 17시간 후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음주 측정 결과는 음성이었다.
사고 당시 CCTV 영상 캡처 화면 / SBS '8 뉴스'
조사 과정에서 김호중은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궁 끝에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운전자 바꿔치기뿐만 아니라 김호중이 음주 운전을 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경찰은 사건 당일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전화해 "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또 사고 직전 김호중이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김호중은 "유흥주점에 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 운전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과정에 소속사가 개입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생각엔터테인먼트
사고 이후 김호중이 정차 중이던 인근 골목에 매니저와 소속사 직원 여러 명이 함께 도착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김호중 매니저 등에 대해 범인도피죄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호중의 사고 차량에는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빠져 있었는데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러한 점을 이유로 김호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사라진 메모리 카드를 찾게 된다면 김호중과 매니저 등의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사건과 관련해 김호중의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는 "매니저에게 자수하라고 지시한 것은 김호중이 아니라 나였다"며 "내가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입고 대신 경찰서에 가 사고 처리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16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가수 김호중 / 뉴스1
이어 "김호중은 당일 유흥주점에 나와 함께 있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들렀으나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술은 마시지 않았다"며 "얼마 뒤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김호중에게 '공황'이 심하게 와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라진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에 대해서는 "현장에 나보다 먼저 도착한 다른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신 출석해달라고 요구한 부분 및 메모리 카드를 뺀 것 등 녹취록을 통해 경찰에 소명했다"며 "저희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꼭 처벌받겠다"고 했다.
끝으로 김호중의 친척 형으로 잘 알려진 이 대표는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자신을 탓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