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1일(월)

80세 넘는 할아버지 택시기사들, 면허증 자격검사에서 99% 통과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80세 이상 택시·화물차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면허 유지 검사가 합격률이 90%대에 달하면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80세 이상 택시 운전자 중 공단의 자격유지검사를 통과한 비율이 최근 3년간 약 94%(3206명 중 부적합 200명)였다.


민간 병·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대체 의료 적성검사의 경우 같은 기간 99%(1466명 중 부적합 10명)가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인지능력과 신체 능력 저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높아 교통안전공단은 65세 이상 70세 미만은 3년, 70세 이상은 1년 주기로 자격유지검사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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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화물차 운전자는 병원에서 진행하는 의료적성검사를 통해서도 자격유지검사를 할 수 있다.


검사 항목은 인지능력과 신체기능 등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자격유지검사 합격률이 거의 1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어 고령자의 운전 적합성을 충분히 가려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단에서 실시하는 자격유지검사의 합격률은 2020년 96.6%, 2021년 97.7%, 2022년 98.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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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실시한 의료적성검사는 2020년 99.6%, 2021년 99.7%, 2022년 99.9%다. 


의료적성검사는 추가적인 검증 절차 없이 공단이 수용해 자격을 최종 판정하게 되는데 적합한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할 방법이 전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맹성규 의원은 "현실적으로 고령 운전자가 여객 운수사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있지만 안전운전을 위해 자격유지검사의 실효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의료적성검사 제도를 개선해 국민의 안전한 교통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늘면서 면허 자격유지검사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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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3만 4652건에 달했다.


이는 TAAS 통계가 공개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들의 자진 면허 반납률은 2%대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지역 개인택시 기사들이 조직적으로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격유지검사를 거부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자격 유지 검사를 받지 않을 시 위법'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서울개인택시조합이 결과에 불복하며 추가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