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 GettyimagesKorea
'칸진리' 이강인, 경기 막판 극적인 역전골 기록...'친정팀' 발렌시아에 비수 꽂아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1대1로 경기가 팽팽하던 후반 37분, 경기 종료를 약 10분 남긴 순간.
이강인은 '친정팀' 발렌시아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득점을 기록했다.
동료들이 환호하며 달려왔지만 이강인은 그저 기도만 할 뿐이었다.
23일(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는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 '발렌시아 vs 마요르카' 경기가 열렸다.
마요르카, '지옥'이라는 메스타야 원정 경기서 2대1 승리...이강인 세리머니는?
이날 경기는 원정팀 마요르카의 2대1 승리로 끝이 났다.
승리는 이강인의 발끝이 결정지었다. 이강인은 후반 37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공을 잡은 순간 수비수 2명이 강하게 압박했지만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하는 바디 페인팅 후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마요르카에게 중요한 승점 3점을 안길 수 있는 골을 만들자 동료들은 환호하며 달려왔다.
하지만 이강인은 그저 조용히 두 손을 들 뿐이었다.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는 제스쳐있다. 이강인은 조용히 하늘을 향해 기도만 올렸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친정팀...유소년 때 입단 후 성인팀 데뷔&데뷔골
이는 상대팀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친정팀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강인을 있게 만들어준 팀이기도 하다.
이강인의 득점에 메스타야는 일순간 조용해졌다. 팀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으로 선수 본인과 팬들이 원하지 않는 이적을 해야 했던 선수를 바라보는 홈팬들의 눈빛은 만감이 교차한 듯 보였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팀에 패배를 안길 수 있는 득점을 넣은 상대팀 선수에 대해 야유 혹은 상욕을 하는 문화를 고려하면 이강인의 대처는 훌륭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이강인의 행동에 주목했다.
스페인 매체들은 잇달아 "이강인이 친정팀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라며 그의 의리 있는 모습을 칭찬했다.
GettyimagesKorea
이강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메스타야에서 골을 넣은 직후, 마음은 기뻤다"라면서도 "축구선수가 된 이래로 가장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발렌시아는 내게 모든 것을 준 팀이다. 나는 여기서 성장했고, 내가 있을 때 응원해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라며 "그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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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팬들은 이강인 편..."이강인에게 한 짓, 두고두고 구단의 흑역사"
발렌시아의 팬들은 레딧에서 "우리 구단이 이강인에게 한 짓은 영원한 흑역사", "이강인을 자유계약으로 내보낸 발렌시아는 당해도 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발렌시아는 'Non EU(유럽연합 소속이 아닌 국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역시 Non EU 선수인 이강인을 방출했다.
GettyimagesKorea
타팀 이적이 아닌 일방적인 계약 종료였다.
1군에서 뛰는, 유스 출신의 선수를 이같이 일방적으로 방출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팬들은 구단의 일방적 처사에 대해 비판했지만, 구단은 피드백을 주지 않아 더욱 큰 논란이 됐다.
발렌시아 시절의 이강인 / GettyimagesKorea
이강인은 자유롭게 다른 팀과 입단 계약을 맺을 수 있었고 마요르카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적응기를 거치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하에서 '핵심'이 된 이강인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