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계단실 등 건물의 핵심 구조부까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로 시공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기존에는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직접 부어 시공하던 영역으로, 이번 기술을 통해 공동주택의 탈현장건설(OSC) 적용 범위가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보와 기둥을 연결하는 사전제작 콘크리트(PC) 기술을 인증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벽체의 내진 성능까지 입증했다. 아파트의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ALL-PC' 시공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1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H-Link 접합을 적용해 내진 성능을 확보한 PC 구조 벽체 시스템(H-PCW)'이 대한건축학회 건축인증센터로부터 기준적합성 인증을 취득했다.
PC 공법은 공장에서 콘크리트 부재를 미리 제작한 뒤 건설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철근을 배치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과 차이가 있다.
공장 생산을 통해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고 현장 작업을 줄여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공동주택에서는 지진과 외부 하중을 견뎌야 하는 핵심 구조부의 안전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꼽혀왔다.
특히 엘리베이터와 계단실이 위치한 코어는 고층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동안 이 영역은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직접 타설하는 RC 공법에 주로 의존해왔다.
현대건설이 삼표피앤씨, 까뮤이앤씨와 공동 개발한 H-PCW는 이러한 코어 부분에도 PC 공법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이다.
핵심은 사전제작한 콘크리트 벽체를 연결하는 '에이치-링크(H-Link)'에 있다. 고리 형태의 U자형 후크 철근을 활용해 벽체를 수직으로 접합하는 방식으로, 시공 편의성과 구조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건설은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증을 통해 H-PCW가 국가 설계기준(KDS 41 20 10)에서 요구하는 구조 성능을 확보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현대건설은 이를 바탕으로 공동주택의 코어 영역까지 PC 공법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주거용 PC 라멘구조 시스템'으로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의 기술인증을 획득했다. 보와 기둥의 접합 기술을 통해 세대 내부에 기둥이 없는 평면 설계의 가능성을 높인 데 이어 이번에는 건물의 핵심 벽체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공동주택의 주요 구조부를 PC 방식으로 시공하는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이번 성과는 구조 기술의 성능 인증 단계로, 실제 아파트 현장 적용 여부와 시공 효율은 향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OSC는 품질과 생산성 향상, 안전사고 및 환경부하 저감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공동주택 시장에서는 구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존재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H-PCW 기술은 국가 설계기준이 요구하는 구조 성능을 확보한 만큼, PC 공법의 적용 확대와 OSC 시장 활성화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통합 연구개발 조직인 HMG건설기술연구원은 PC 구조 기술 외에도 주거 공간의 구조 변경을 용이하게 하는 설계 기술과 에너지 절감, 주거 쾌적성 향상 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