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7일(토)

트럼프, 총살형 생중계 철회... 국민 80% 반대에 한발 물러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9년 '포트후드 미군기지 총기난사 사건' 범인에 대한 총살형 생중계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거센 여론의 반발과 공화당 내부의 우려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형은 예정대로 총살형으로 집행하되, 생중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희생자 유가족이 원할 경우 현장에서 집행 과정을 참관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이번 결정은 최신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 입소스가 지난 9~13일 미국 성인 2,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총살형 집행 자체에는 찬성(53%)이 반대(42%)보다 높았으나, 생중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가 반대했다. 지지 기반인 공화당원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64%에 달했고, 민주당원은 91%가 반대했다.


총살형 대상자인 니달 말릭 하산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군의관(당시 육군 소령)으로, 2009년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하고 32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미군에서 총살형이 집행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5년 탈영병 사형 이후 처음이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 8일 "범죄의 중대함과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형 집행 과정을 공개 생중계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력한 우려가 제기됐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생중계 영상이 미래 테러리스트들의 포교 및 선동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선을 그었고, JD 밴스 부통령과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 등 주요 인사들도 공개 집행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니달 말릭 하산 / Bell County Sheriff's Department


공화당 내부 균열과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한발 물러섰다. 그는 하산을 "임신부와 태아를 포함해 13명을 살해한 악랄한 배신자"라고 비판하면서,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 FBI가 하산의 테러 징후를 알아채지 못한 점을 "중대한 정보 실패"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중계를 통해 테러리스트를 어떻게 처단하는지 전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강력한 억제 효과를 내고자 했으나, 많은 국민이 시각적인 죽음의 장면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외신들은 중간선거를 불과 20여 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역풍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여론의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산에 대한 총살형은 오는 12월 집행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형제 적용 확대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마약·인신매매범 및 경찰관 살해범에 대한 사형 구형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기밀 유출범이나 소방관 등 응급 인력 대상 범죄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