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금)

강선우·김경 판결문에 김병기 언급... "텔레그램으로 면접질문 보내라"

공천 청탁 대가로 현금 1억 원을 주고받아 1심에서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은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의 판결문에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공천 심사 과정에 직접 관여한 구체적 정황이 적시됐다. 법원이 강 의원의 유죄를 확정하며 법정구속한 가운데, 1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김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1억 원을, 뇌물을 건넨 김 전 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두 사람을 모두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지난 2022년 1월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서울시의원 공천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수수한 뒤 실제 선거 과정에서 조력 활동을 폈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판결문에는 2022년 4월 두 사람이 나눈 통화 기록이 결정적 증거로 포함됐다.


(왼쪽부터) 강선우, 김경 / 뉴스1


녹취록에 따르면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에게 "김병기 의원이 카카오톡 말고 텔레그램으로 '내일 나한테 이것 좀 물어봐줘' 하는 거를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고 전달했다. 이어 "김병기 의원한테 부동산 관련한 거랑, 다른 것도 만약에 좀 물어봐줬으면 좋겠다 싶은 거는 텔레로 정리해가지고 보내시면 될 것 같다"고 지시했다. 당시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었다.


강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먼저 면접을 마친 경쟁 후보들의 질문 내용까지 파악해 김 전 시의원에게 넘겼다. 법원은 "강선우는 경쟁 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김경의 공천을 돕기 위해 여러 조언을 했다"며 이 같은 행위를 금품 수수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명백한 정황으로 인정했다.


김병기 의원은 강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를 묵인하고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별도의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수사에 착수한 지 1년여 만인 지난달 7일 경찰이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소명 부족을 이유로 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전직 보좌진 소환과 증거인멸 의혹이 담긴 녹취 파일 등을 확보하며 보강 수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8월 경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신속 처리를 권고했으나 지난 6일 수사 기간이 한 달 더 연장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야권을 중심으로는 신속한 강제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중대범죄수사청 1호 수사는 김병기 사건이어야 한다"며 영장 재신청을 압박했다. 이번 판결문 자체로 김 의원의 위법 행위가 확정된 것은 아닌 만큼, 법정에 현출된 텔레그램 면접 조율 정황과 금품 수수 인지 여부를 경찰이 얼마나 명확히 입증해 낼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 분수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