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공항에서 멸종위기 앵무새 알 50개가 수하물 속에 숨겨진 채 발견됐다. 밀반출 시도자는 부화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야생동물 밀매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수산환경부(DFFE)는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에서 태국 국적 50세 남성을 체포했다. 이 남성은 멸종위기종 앵무새 알을 불법으로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남성은 수하물 내부에 인큐베이터 형태로 직접 제작한 가방을 넣고, 그 안에 앵무새 알 50개를 보관해 운반했다. 단순히 알을 숨기는 차원을 넘어 부화 환경까지 조성한 것이다.
당국은 압수한 알들을 검사한 결과 상당수가 이미 부화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부화한 새끼 앵무새들은 현재 프리토리아 국립동물원으로 옮겨져 전문 직원들의 집중 케어를 받고 있다.
초기 조사 결과 압수된 알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를 규제하는 CITES 협약의 보호 대상 앵무새 종으로 확인됐다.
이번 적발은 DFFE와 환경범죄 전담 조직인 그린 스콜피언스, 경찰 등 여러 기관이 합동으로 벌인 단속 작전 중 이뤄졌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이 남성은 야생동물 밀매 혐의로 최대 1000만 랜드(약 8억원)의 벌금형 또는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벌금형과 징역형이 동시에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
남아공 환경부 장관 데이비드 메이니어는 관계 기관 간 협력을 강조하며, 압수된 알을 부화시키고 새끼들을 돌보는 국립동물원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유사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에도 동일한 OR탐보 국제공항에서 태국 국적 23세 남성이 앵무새 알 418개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
한 달 간격으로 같은 공항에서 앵무새 알 밀반입 사건이 잇따르면서 국제 야생동물 밀매 조직이 앵무새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FFE는 연이은 사건이 국제 야생동물 밀매 조직의 규모가 확대되고 수법도 점차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야생에서 앵무새 알을 불법 채취해 거래하는 행위가 야생 조류 개체군과 동물 복지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알과 부화한 새끼들이 밀반입 과정에서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