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배움을 나누며 살아온 한 전직 교사가 생을 마감하며 장기기증으로 여러 생명을 살렸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이삼열 원장 명의로 7월 10일 창원한마음병원에서 이승희(63세) 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폐와 간, 양측 신장을 4명의 환자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뼈와 혈관 등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이 씨는 7월 5일 새벽 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유가족은 이 씨가 생전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시신기증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뇌사 상태에서 장기기증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장기기증이 고인의 바람에 더욱 부합한다고 여겨 기증을 결정했다.
이 씨는 약 30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교단을 지켰고, 10년 전 명예퇴직했다. 제자들에게는 평범하고 작은 것의 소중함을 가르친 스승으로 기억된다.
책을 가까이했던 이 씨는 배우고 익힌 지식을 주변과 나누는 것을 즐겼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첫 담임 시절부터 퇴직할 때까지 학생들의 글과 학교생활을 담은 문집을 꾸준히 제작했으며,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을 담은 저서도 여러 권 출간했다.
도시 출신이었지만 자연을 사랑했던 이 씨는 산골 마을에 손수 집을 지어 20여 년 전부터 그곳에서 생활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었으며, 일회용품과 세제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다. 목공 기술을 직접 배워 붙박이장과 각종 가구를 만들며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제작하는 부지런한 삶을 살았다.
30년 지기인 김모 씨는 고인을 회상하며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늘 배우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살아온 존경할 만한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갑작스러운 이별이 믿기지 않아 조금만 더 슬퍼할게. 요즘 네가 쓴 글을 읽으며 지내고 있어. 네가 다시 살아 숨 쉬는 것 같아서 좋아. 내 친구로 와줘서 정말 고맙고, 영광이었어. 사랑한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원장은 "평생 배움을 나누고 작고 평범한 것도 소중히 여기며 살아온 이승희 님은 마지막 순간 생명나눔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삶을 이어갈 기회를 남겼다"라며 "고인의 뜻을 헤아려 기증에 동의해 주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